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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성령 강림 대축일 - 성령 안에 새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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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택 신부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항)

베네딕토 교황님의 이 말씀은 그리스도 신앙의 출발점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에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스도 신앙은 성경이나 교리 지식을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인격,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그분 안에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 하느님 아버지를 믿습니다.

예수님을 만방에 선포하도록 제자들을 움직였던 것은, 바로 스승과의 만남이며 그분과 함께한 삶에서 비롯된 신앙 체험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인격에 깊이 감화되었고, 그분으로부터 받은 사랑으로 구원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들이 경험한 예수님의 인격과 사랑, 그리고 그들의 삶 안에 실현된 놀라운 구원의 신비를 전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사도행전은 제자들에게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사건을 성령 강림 사건으로 전해줍니다. 성령 강림 체험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비로운 현상을 보거나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시며, 성령 체험은 내면 깊은 곳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의 사랑으로 정화되고 변화되는 체험입니다. 좌절과 절망, 두려움과 죽음으로 점철된 삶이 주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희망과 활력, 기쁨과 환희로 채워지는 체험입니다. 성령의 활동을 통해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은 다락방을 박차고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 예수님에 대해 담대하게 증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성령 강림 체험은 예수님께서 누리시던 아버지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의 체험이기도 합니다. 아버지를 ‘아빠’ 하고 친밀하게 부르며 그분께 온전히 신뢰하고 의탁하는 체험입니다.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갈라 4,6-7)

그러나 유아기적 망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됩니다. 그 체험은 마술과 같이 즉각적으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각자 삶의 영역에서 각자가 살아가는 방식 안에서, 특별히 시련과 환난을 겪으면서 서서히 우리 안에 실현되는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3-5)

성령을 통해 우리 마음에 부어진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변화시켜 당신 아들의 형상으로 닮아가도록 인도하실 것입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에 성령께서 우리 삶을 새롭게 하시어, 그분께서 주시는 열매가 풍성히 열리기를 청해봅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므로 성령을 따라갑시다.”(갈라 5,22-23. 25)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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