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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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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위원의 사도행전 이야기] (35) 베드로의 기적적인 풀려남(12,6-17)

천사의 도움으로 풀려난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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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옥에 갇혀 있던 베드로는 천사의 도움으로 기적같이 감옥에서 풀려나온다. 그림은 렘브란트(1606~1669) 작, ‘감옥에 갇힌 베드로’.

 


이 기사는 두 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단락은 감옥에 갇힌 베드로가 천사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풀려나는 부분이고(12,6-11), 둘째 단락은 베드로가 요한 마르코의 집으로 가서 사람들을 만나는 부분입니다.(12,12-17)


베드로의 풀려남(12,6-11)
 

 

헤로데가 베드로를 감옥에서 끌어내려고 하기 전날 밤이었습니다. 문 앞에서는 파수병들이 감옥을 지키고 있었고 베드로는 두 개의 쇠사슬에 손이 묶여 두 군사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방이 환하게 비치고 천사가 나타나더니 베드로의 옆구리를 두드리며 “빨리 일어나라”고 깨웁니다. 그 순간 베드로의 손에서 쇠사슬이 떨어져 나갑니다. 그러자 천사는 베드로에게 “허리띠를 매고 신을 신어라” 하고 일렀고 베드로가 그대로 하자 천사는 “겉옷을 입고 나를 따라라” 하고 말합니다. 베드로는 따라가면서도 환시를 보는 것이라고 여기지요. 첫째 초소와 둘째 초소를 지나고 성안으로 통하는 쇠문 앞에 다다르자 문이 저절로 열립니다. 문밖으로 나가 거리를 따라 내려가는데 갑자기 천사가 사라집니다. 그제서야 베드로는 정신이 들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헤로데의 손에서, 유다 백성이 바라던 그 모든 것에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
 

이 대목에서는 특별히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좀 더 살펴보면
 

1) 베드로는 엄중한 감시 속에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두 개의 쇠사슬에 묶여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감옥 경비병들은 네 명이 한 조가 돼 모두 네 조가 돌아가면서 베드로를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두 명은 베드로 양옆에서, 두 명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감옥 밖으로 나가려면 초소를 두 개나 거쳐야 하고 쇠문을 열어야 했습니다. 이런 엄중한 감시 속에서도 베드로는 풀려난 것입니다.
 

2) 사도행전 저자는 베드로가 풀려난 것은 천사의 도움을 받아서라고 기술합니다. 베드로가 천사의 도움으로 풀려났다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하느님의 초월적인 능력이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능력에 힘입지 않고서는 이렇게 엄중한 감시를 뚫고 감옥을 빠져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3) 베드로는 감옥에서 풀려나는 과정을 환시로 여겼습니다. 완전히 밖으로 나온 뒤에야 비로소 환시가 아니라 실제임을 깨닫습니다. 이 또한 베드로가 풀려난 것이 하느님의 능력에 의한 것임을 일깨운다고 하겠습니다.
 

요한 마르코의 어머니 집(12,12-17)
 

베드로는 자기가 풀려난 것이 환시가 아님을 깨닫고는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갑니다. 그 집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습니다.(12,12)  
 

여기서 몇 가지를 더 짚어볼 수 있습니다. 우선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에 대해서입니다. 신약성경에 따르면, 마르코라 불리는 요한 또는 요한 마르코는 바르나바의 사촌(콜로 4,10)이고, 베드로가 아들처럼 여기는 인물로(1베드 5,13), 마르코복음을 쓴 복음사가로 전해집니다. 바르나바가 사도들에게서 ‘위로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사도 4,36) 사도들과 관계가 돈독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베드로가 감옥에서 풀려나 곧바로 바르나바의 사촌인 마르코의 어머니 마리아 집에 간 것을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다음으로, 마리아의 집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는 언급입니다. 이들은 왜 기도하고 있었을까요? 베드로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사도행전 저자는 앞에서 베드로가 감옥에 갇히자 “교회는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다”(12,5)고 전하는데 마리아의 집에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했다는 것은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리아의 집에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은 그 집이 예루살렘 공동체에서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는 집 가운데 하나로 이용되고 있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또한 베드로가 풀려나자마자가 그 집으로 간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의 집에서 기도하던 사람들은 베드로가 풀려난 줄 아직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하녀가 문으로 가서 베드로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는 너무 기뻐서 문도 열어 주지 않고 돌아와 사람들에게 전했을 때에 사람들은 믿지 않으면서 처음에는 하녀에게 ‘정신 나갔다’고 말했고, 하녀가 계속 우기자 이번에는 ‘베드로의 천사’라고 말합니다. 베드로가 계속 문을 두드리자 사람들이 그제서야 문을 열어 그를 보고는 깜짝 놀랍니다.(12,12-16) 이 대목에 대한 사도행전 저자의 서술은 루카복음에서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도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했다’는 구절을(루카 24,41) 떠올리게 합니다.
 

베드로는 놀라는 사람들에게 손짓으로 조용하게 한 다음 주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감옥에서 끌어내 주셨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베드로는 이어 “이 일을 야고보와 다른 형제들에게 알려 주십시오” 하고 이르고서는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갑니다.(12,17)  
 

여기서 베드로가 말하는 ‘야보고’는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인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가 아니라 ‘주님의 형제’ 야고보를 가리킵니다.(갈라 1,19; 마태 13,55; 마르 6,3)  베드로가 다른 형제나 사도들이 아닌 야고보를 언급했다는 것은 예루살렘 교회에서 야고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보겠지만 실제로 야보고는 예루살렘 사도 회의에서 핵심 역할을 합니다.(사도  15,13-21) 사울은 나중에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야보고를 “교회의 기둥”이라고까지 이야기하지요.(갈라 2,9)


생각해봅시다


베드로가 감옥에 갇혔을 때 교회는 그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12,5) 베드로가 천사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풀려나 요한 마르코의 어머니 집으로 갔을 때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습니다.(12,12)
 

여기서 중요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도입니다. 이야기의 전후 맥락으로 보면 베드로의 기적적인 풀려남은 교회가, 믿는 이들의 모임이 끊임없이 그를 위해 기도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는 노력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할 때 명심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간절함이 하늘에 닿도록 기도해야 하겠지만, 동시에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풀려난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빼내어 주셨다.” 주님께서 베드로를 빼내어 주신 것은 교회의 끊임없는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주셨기 때문이지만 주님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간절하게 끊임없이 기도하지만 또한 주님께서 원하시는 때와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기도 자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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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0-1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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