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생활속의 복음] 부활 제4주일

자기 양을 위해 목숨 바치는 착한 목자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하고 말씀하신다.

 네 복음서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 곧 하느님 속성에 관해 길ㆍ진리ㆍ생명ㆍ탕자의 아버지ㆍ포도나무ㆍ착한 목자 등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언급하고 있다. 이 비유들은 "주님의 본질이 바로 사랑이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중 `착한 목자`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칭한다. 그리고 `목자`는 그분 백성인 양떼를 맡은 제자들과 제자들 직분을 이어오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이 목자 역시 예수님 양들이기에 착한 목자인 예수님과는 다른 의미에서의 목자이다.

 라틴어에서 양을 치다는 의미는 `양을 풀밭으로 인도하다` `식사에 초대하다` `영양을 공급하다` `지키고 보호하다`는 뜻을 포함한다. 즉, 양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배려하는 것을 말한다. 양을 가족처럼 보살피는 이런 목자 개념은 그리스도교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있었고, 이스라엘에서 양을 치는 목자도 라틴어가 지니는 목자의 뜻과 같다고 할 수 있다.
 
 30년 동안이나 성직 후보자를 선발하는 소임을 이어 온 지혜로운 원로 성직자가 있었다. 그는 후보자를 선발할 때마다 각 후보자에게 창 밖을 보라고 한 뒤 "창 밖에 있는 사람이 보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는 후보자들의 "예, 보입니다"는 말에 "이제 그 사람을 신학적으로 설명해 보세요!"하고 요구했다.

 이 지혜로운 성직자는 지난 30년간 성직 후보자 선발과정을 통해 후보자들이 주로 둘 중 하나로 대답한다는 것을 알았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아야 할 죄인입니다"는 대답이고, 두 번째는 "그 사람이 알든 모르든 간에, 그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는 주님 은총과 사랑을 받는 하느님 자녀입니다"는 답이다.

 성직 후보자들의 대답에 원로 성직자는 "물론 이 두 가지 대답이 교리적, 신학적으로 옳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보면 두 번째 대답을 한 후보자들이 더 좋은 성직자가 되었습니다"하고 설명했다.

 어떤 목자나 성직자가 사람 본성을 `구원 받아야할 죄인`으로 규정하면 그는 마치 훈육주임처럼 매사를 규율로써 인간을 다스리는 엄격한 교사가 될 것이다. 반대로 사람 본성을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주님의 자녀`로 인정한다면 그 목자는 부모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믿음이란 우리가 상징적으로 하느님이라 부르는 절대적이고 완전한 존재에 관해 인격적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 관심이 사랑이며, 그들 소리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이 그 사랑의 첫 번째 반응이다.

 양들은 목자의 부름과 삯꾼이나 이리떼 등 유사 또는 사이비 목자의 소리를 본능적으로 구별한다. 그들은 목숨까지 내어주며 보살펴 주는 목자를 두려움 없이 열린 마음으로 사랑하고 굳게 신뢰한다. 반면 사이비 목자들은 신뢰하지 않으며 비상시에는 언제라도 마음을 닫고 숨을 준비를 하며 경계 태세를 갖춘다.
 
 목자는 십자가의 삶을 상징하는 자다. 그들은 위험한 현세에서 영적ㆍ육적으로 방황하는 하느님 자녀를 영적 고아가 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한다. 사랑이신 아버지에게로 안전하게 인도할 수 있을 때 인생항로의 등대와도 같은 존재가 된다.

 사랑은 예민하지만 단순한 것이다. 그리고 "사랑과 가난은 숨길 수 없다"는 속담처럼 어떤 양상으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목자와 양의 관계는 가족과 같아서 신뢰가 바탕이 되면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게 된다.
 넓은 초원 위에서 목자가 잔디에 누워 피리를 불며 양들을 지키고, 그를 굳게 믿는 양들이 풀을 뜯어먹으며 평화롭게 뛰노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4-2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6

시편 48장 2절
우리 하느님의 도성, 당신의 거룩한 산에서, 주님은 위대하시고 드높이 찬양받으실 분이시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