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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34>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는 무엇인가?

하얗고 달며 기름에 튀긴 빵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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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인솔로 이집트를 탈출해 약속의 땅에 이르기까지 40년을 광야에서 보냈다. 이들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을 향해 여행을 시작할 때, 광야에서 제일 먼저 부딪힌 문제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모세에게 굶겨 죽이려고 이집트 땅에서 데려왔냐며 불평을 터뜨렸고, 모세는 백성의 불평을 하느님께 아뢴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와 메추라기와 물을 내려주셨다. 이스라엘 백성은 정착지에 다다를 때까지 사십 년 동안 이 만나를 먹는다(탈출 16장).


 
▲ `만나를 모으는 이스라엘 백성`(로베르티 작, 1479년).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는 어떤 것이었을까? 탈출기에서는 만나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이슬이 걷힌 뒤에 보니, 잘기가 땅에 내린 서리처럼 잔 알갱이들이 광야 위에 깔려 있는 것이었다. 이것을 보고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이게 무엇이냐?` 하고 서로 물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탈출 16,14-15). 안식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이스라엘 백성은 이것을 긁어모아 식량으로 삼았으며, 안식일 전날은 안식일을 위해 조금 더 모았다고 한다.

 성경에 의하면 만나는 빵이 아니라 고수풀 씨앗처럼 하얗고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으며(탈출 16,31), 기름에 튀긴 빵 맛이었다고 한다(민수 11,8 참조). 만나는 사막에서 자라는 나무나 관목의 잎사귀에 맺히는 이슬 모양의 형성물로 추측된다. 만나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비교적 단단하게 굳어지는데, 맛이 단 편이다.

 만나는 식량이 부족한 사막에서는 오늘날에도 식량으로 사용된다. 만나는 밤에 이슬이 내릴 때 함께 내렸다(민수 11,9). 태양이 떠오르기 전인 이른 아침에 광야의 모래 위에서 `흰 서리 같은 것`(탈출 16,14)이 발견됐는데, 이것은 `햇볕에 녹아 버렸기 때문에`(탈출 16,21) 이스라엘 백성은 이른 아침에 거둬들였다.

 오늘날에도 시나이 지역에는 `레카노라 에스쿨렌타`라는 지의류(地衣類)가 자란다. 이 식물은 사막의 거센 바람에 휩쓸려 하늘에서 쏟아지기도 한다. 실제 맛도 달콤해 시나이 광야의 유목민인 베두인족은 이것을 만(man)이라 부른다. 6월과 7월 이른 아침에 발견되는 만은 광야를 뒤덮는 낟알로 돼 있다. 그 낟알들은 꿀처럼 단맛이 나고, 성경의 만나와 비슷하다. 이것으로 사람들은 빵과 젤리 등을 만들어 먹는다. 그래서 일부 성경학자들은 이것을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먹던 만나가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이 40년간 만나를 먹고 살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정착지에 다다를 때까지 사십 년 동안 만나를 먹었다. 가나안 땅 경계에 다다를 때까지 그들은 만나를 먹었던 것이다"(탈출 16,35).

 만나는 이집트를 탈출했던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먹어야 했던 양식이었다. 따라서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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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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