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경 속 궁금증] <36> 계약의 궤는 왜 황금으로 만들었을까?

스스로 빛나는 영원불변성 상징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2008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제 49회 세계 성체대회 때 상징으로 사용된 `새 계약의 궤`.
 
  "그들이 아카시아 나무로 궤를 만들게 하여라. 그 길이는 두 암마 반, 너비는 한 암마 반, 높이도 한 암마 반으로 하여라. 너는 그것을 순금으로 입히는데, 안팎을 입혀라. 그 둘레에는 금테를 둘러라. 금 고리 네 개를 부어 만들어 네 다리에 다는데, 한쪽에 고리 두 개, 다른 쪽에 고리 두 개를 달아라. 그리고 아카시아 나무로 채를 만들어 금을 입혀라. 그 채를 궤 양쪽 고리에 끼워 궤를 들 수 있게 하고, 채를 궤의 고리에 그대로 두어 거기에서 빠지지 않게 하여라. 그러고 나서 내가 너에게 줄 증언판을 그 궤 안에 넣어라"(탈출 25,10-16).

 성전의 모태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가운데 계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계약의 궤(契約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언제나 계약의 궤를 모시고 이동했으며, 이 계약의 궤를 모시기 위해 성전을 만들었다. 그래서 초기 성전은 이동이 가능한 천막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계약의 궤는 모세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십계판(十誡板)을 담은 상자다(탈출 30,6).

 계약의 궤는 시나이 산에서 제작된 후 길갈에 안치됐고, 이는 다시 베델(판관 20,27)과 실로(1사무 3,3)를 거쳐 잠시 불레셋인들에게 빼앗겼다가(1사무 4,11) 다윗 시대에는 예루살렘에 안치됐다. 다윗은 왕국의 수도로 정한 예루살렘에 계약의 궤를 모셔놓음으로써 이 도시를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성경에는 하느님께서 알려주신 계약의 궤를 만들고 보관하는 자세한 방법이 나온다.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어진 궤는 모두 순금으로 덮여 있었다. 계약의 궤를 황금으로 만든 이유가 무엇일까?

 고대 이집트인들은 태양이 순금으로 돼 있다고 믿었다. 태양이 황금으로 만들어졌다고 믿고 숭배했던 이유는 오로지 황금만이 스스로 빛을 만들어 뿜어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광채를 발하고 영원히 색이 변하지 않는 황금은, 모든 것이 변하고 없어지는 세상에서 시간을 초월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황금이야말로 모든 물질과 생명의 가치 위에 군림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제사장 의복이나 제사도구에 사용된 황금은 영원한 영광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는 초대교회까지 이어지는데, 중세 성화(聖畵)에서 황금색 밑바탕은 일반적으로 초현세적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암시한다. 또 민간 풍습이나 전승은 아기 예수님이 황금 관을 쓰거나 황금 조랑말을 타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금 자체가 거룩한 것은 아니다. 성경에서 황금이 부정적으로 취급되는 경우도 많았다. 귀금속은 현세의 덧없는 재화에 불과하며, 황금보다 더 귀한 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라 가르친다(1베드 1,7). 이처럼 황금은 극히 현세적이며 무상한 것이다. 또 성경은 심판의 날에 불의 시련을 당할 귀금속에 황금이 포함돼 있다고 경고한다.

 "그 기초 위에 어떤 이가 금이나 은이나 보석이나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집을 짓는다면, 심판 날에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에 저마다 한 일도 명백해질 것입니다. 그날은 불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저마다 한 일이 어떤 것인지 그 불이 가려낼 것입니다"(1코린 3,12-13).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6-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6

마태 7장 7절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