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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37> 이스라엘 사람들은 왜 머리에 기르을 부었을까?

하느님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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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는 희랍어로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이다.
그림은 `예수 그리스도`(조르쥬 루오작, 20세기).
 
  이스라엘 민족은 자신의 왕을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다스리라고 선택하신 사람이라 믿었다. 그리고 왕의 즉위식에서는 왕이 되는 사람에게 기름을 붓는 예식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왜냐면 이스라엘에서 기름부음을 받는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하느님 인정을 받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왕에게 기름 붓는 예식은 보통 하느님을 대신하는 예언자나 사제가 주관했다. "예후가 일어나서 집 안으로 들어가니, 젊은 예언자는 그의 머리에 기름을 붓고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기름을 부어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릴 임금으로 세운다.`"(2열왕 9,6)

 또 축성된 특별한 기름을 머리에 붓는 것은 필요한 능력과 힘을 하느님에게서 받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이사 61,1).

 기름부음을 받아 예언자가 된 사람은 하느님의 영에 의해 계시를 받는 것이므로, 예식에 쓰이는 기름은 하느님의 영을 상징하기도 했다. "사무엘은 기름이 담긴 뿔을 들고 형들 한가운데에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다윗에게 들이닥쳐 그날부터 줄곧 그에게 머물렀다. 사무엘은 그곳을 떠나 라마로 갔다"(1사무 16,13).

 그렇기에 이스라엘 역사에서는 아론과 같은 대제사장, 다윗과 같은 왕, 엘리사와 같은 예언자는 반드시 기름부음과 같은 성별(聖別)을 필요로 했다. 이스라엘 민족은 기름부음을 받아 왕이나 사제로 축성된 이들을 `주님의 기름부음 받은 이`라 했다. "그들이 왔을 때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주님의 기름부음 받은 이가 바로 주님 앞에 서 있구나`하고 생각하였다"(1사무 16,6). 신약시대에는 그리스도로 번역돼 불렸다.

 보통 기름부음 예식에서는 올리브기름을 사용했는데, 때로는 값비싼 향료들을 첨가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기름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사람뿐만 아니라 성소(聖所)를 구별하기 위해서도 쓰였는데, 이때는 특별히 제작된 거룩한 성별 기름을 사용했다. "너는 성별 기름을 가져다 성막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에 그 기름을 부어, 성막과 거기에 딸린 모든 기물을 성별하여라. 그러면 성막이 거룩하게 될 것이다"(탈출 40,9). 그러면 이것들은 거룩한 것, 곧 하느님께만 속한 것이 돼 다른 데는 쓸 수 없었다.

 이밖에도 이스라엘에서는 특정 인물을 선별해 사람들에게 알려 표창할 때도 기름을 부었으며, 가정에서는 손님에 대한 호의와 예우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을 당했을 때는 기름부음을 하지 않았는데, 기름부음을 받은 얼굴은 기쁨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상처를 치료할 때나 시체를 매장하기 전에도 기름을 발랐다(마태 16,1). 또 주인은 존경의 표시로 손님 머리에 기름을 발라줬다(마태 26,7). 손님 발에 기름을 발라주는 것은 헌신과 존경을 바친다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루카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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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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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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