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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38> 한센병 환자는 왜 공동체에서 추방되었을까?

격리해야 할 ''부정한 자'' 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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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병환자를 치유해주시는 예수님(10세기. 이탈리아).
 
  한센병(나병)은 최근까지 불치의 전염병이라고 간주해왔다. 그러나 의학의 발달로 효과적 치료가 가능해졌고, 오늘날에는 불치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구약시대에는 나병을 죄가 형상화된 것이나 사탄이 들린 것으로 인식했다. 그래서 나병환자가 발생하면 일단 사제가 규범에 따라 나병인가 아닌가를 확인했다. 만약 나병이면 그를 `부정한 자`라고 선언했다. `부정한 자`로 선고받은 사람은 진영(陣營)이나 촌락에서 내쫓겨 그 외곽에서 살아야 했다. 그 의미는 유다인 사회에서 모든 것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에게 나병은 전염성이 크고 유전될 가능성이 큰 병으로 간주됐다. 사람들은 나병환자를 보기만 해도 그 병이 전염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따라서 나병에 걸린 환자들은 다른 곳에 격리돼 살았고, 인적이 있는 곳에는 절대 올 수 없었다. 나병에 걸린 사람은 머리를 산발하고 의복의 가슴팍 부근을 찢고 다니면서 거리를 다닐 때는 `부정한 자`라고 소리쳐야 했다. 또한 정상적인 사람이 이들과 만나는 것도 철저히 금지됐다. 나병에 걸린 사람은 심지어 가족과도 함께 살 수 없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여, 악성 피부병 환자와 고름을 흘리는 사람과 주검에 닿아 부정하게 된 사람을 모두 진영 밖으로 내보내게 하여라. 너희는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내보내야 한다. 그들을 진영 밖으로 내보내어, 내가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 머무르는 진영을 그들이 부정하게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민수 5,2-3).

 나병은 죽음처럼 회복할 수 없는 병이므로 오직 하느님만이 고치실 수 있다고 유다인들은 믿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나병은 죽음과 같은 하느님 저주의 징표였던 것이다.

 신약시대에 예수님은 나병환자의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소외에도 깊은 연민과 사랑을 가지고 이들을 치유하셨다(마태 8,1-4). 그리고 열두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면서 나병환자에 대한 치유를 당부하셨다.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

 당시 나병 치유 여부는 사제만이 확인하게 돼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고쳐주셨을 때 사제에게 가서 깨끗해진 것을 보이라고 명령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마태 8,4).

 예수님께서는 타인과의 접촉도 만남도 금지돼 외롭고 힘들게 살았던 나병환자들에게 직접 다가가 기적을 베푸셨다. 그러니 예수님과의 만남이 그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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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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