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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39> 성경에서 과부는 왜 가장 불쌍한 사람인가?

경제·사회적 보호자 없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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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부의 아들을 살리는 엘리야(포드 매독스 브라운 작, 1868년).
 
  성경에서 과부는 고아와 함께 가장 불쌍한 사람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성경에서 과부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남편이 죽어 혼자가 된 여자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성경에 나오는 과부는 경제적으로 빈곤한 여자, 남편이나 장성한 아들 같이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는 이가 없는 여자, 사회적ㆍ법적 보호자나 후원자가 없는 여자 등도 함께 일컫는다(루카 18,1-8 참조).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남자에 비해 여자가 절대적으로 지위가 낮았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이 없는 과부는 생활의 어려움이 더욱 컸을 것이다. 또한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보호자가 없는 과부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어디 호소할 데가 마땅히 없었다. 그렇기에 과부를 고아와 함께 최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약자로 규정했을 것이다.

 남편이 먼저 죽으면 그 부인은 소박한 과부 옷을 입어야 했다. "그는 자기 집 옥상에 천막을 치고 살면서 허리에 자루옷을 두르고 과부 옷을 입었던 것이다"(유딧 8,5).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과부가 평생 혼자 살아야만 했던 것은 아니다. 아들이 없으면 남편의 형제와 수숙혼(嫂叔婚)을 할 수도 있었고, 친정으로 돌아가서 살거나 아직 젊고 지참금이 충분하면 재혼도 할 수 있었다. 아들이 있으며 남편이 남긴 재산이 많은 경우에는 재가하지 않고, 아들과 함께 그 재산을 관리하며 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과부는 대부분 재산 없이 어린 자녀를 데리고 있거나, 가난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젊은 여인을 의미한다(1열왕 17,8-16 참조). 이러한 과부는 고아와 이방인과 함께 사회의 하층 계급, 빈곤층을 이뤘다. 그래서 과부는 공동체가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사람이었다. 먼저 임금은 과부를 비롯한 약자들을 보호하는 일을 주요 직무로 삼았다. 물론 구약성경에서 임금은 과부를 돌봐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곳은 없다. 그러나 과부를 보살피는 일이 이스라엘에서 통치자의 본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시편 72장 참조).

 이스라엘에서 과부를 돌보는 것은 하느님 뜻이라고 생각했다. 또 이런 점에서 자신들이 믿는 하느님과 이민족들의 신들이 다르다고 인식했다. "또한 그분은 고아와 과부의 권리를 되찾아 주시고, 이방인을 사랑하시어 그에게 음식과 옷을 주시는 분이시다"(신명 10,18). 또 항상 과부들을 잘 대해줘야 하며, 그들 재산을 더 잘 지켜줘야 한다고 여겼다(탈출 22,21-23). 그래서 과부들을 괴롭히거나 학대하고, 금전적 손해를 입히는 것은 죄를 범하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학자들을 비난하는 대목에서 과부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촉구하셨다.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러한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2,40).

 또한 초대교회 공동체도 과부들을 특별히 돌봤고, 고통 중에 있는 과부들과 고아들을 찾아보는 일이 하느님을 진정으로 섬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은, 어려움을 겪는 고아와 과부를 돌보아 주고,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야고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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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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