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경 속 궁금증] <40> 이스라엘 사람들은 왜 바알신을 경계했을까?

토착민의 생활양식 모방하며 우상 섬기는 정신적 타락 우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바알신 상상도.
바알신을 상징하는 동물은 황소다.
 
  구약성경에는 바알(Baal)에 관한 언급이 자주 나온다. 바알을 숭배해 하느님을 화나게도 했으며, 엘리야는 카르멜 산에서 바알 예언자들과 대결하기도 했다. "그때에 엘리야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바알의 예언자들을 하나도 놓치지 말고 사로잡으시오.` 백성이 그들을 사로잡아 오자, 엘리야는 그들을 키손천으로 끌고 가 거기에서 죽였다"(1열왕 18,40).

 바알은 어떤 존재였을까?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생활을 마친 후 가나안에 정착했지만 계속해서 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겪어야 했다. 이미 그곳에 살고 있는 토착민이나 주위 적들과 전쟁을 계속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바로 가나안 농경문화를 뒷받침하고 있는 토착민들의 종교와의 갈등이었다.

 반유목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은 한곳에 정착해 농사짓는 삶을 살아야 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가나안 토착민들이 섬기는, 농사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신을 섬기게 됐다. 가나안 토착민들은 바알과 아스타롯을 숭배했다. "그들은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이신 주님, 저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주님을 저버리고, 주위의 민족들이 섬기는 다른 신들을 따르고 경배하여, 주님의 화를 돋우었다. 그들은 주님을 저버리고 바알과 아스타롯을 섬겼다"(판관 2,12-13).

 바알은 `주인` 또는 `소유주`라는 뜻으로, 땅을 소유하고 풍요와 다산을 지배하는 남성 신이다. 아스타롯은 바알의 배우자다. 바알과 아스타롯을 숭배하는 이들은 남자는 바알로, 여자는 아스타롯과 동일시해 신전 안에서 매음 행위를 벌였는데, 이들은 이렇게 함으로써 두 신을 결합시켜 풍요와 다산을 가능하게 한다고 여겼다. 특히 바알은 비를 지배한다고 믿었고, 비가 오지 않을 때 바알에게 비를 청했다.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민족은 이러한 토착민들 문화에 매료돼 그들 생활양식을 많이 모방했다. 한 백성의 멸망은 보통 외부의 군사적 압력보다는 내부의 정신적 타락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예언자들은 하느님이냐 바알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백성들에게 강요했던 것이다.

 "엘리야가 온 백성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절뚝거릴 작정입니까? 주님께서 하느님이시라면 그분을 따르고 바알이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십시오.` 그러나 백성은 엘리야에게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1열왕 18,21).

 가나안 토착민들의 바알 숭배와 이스라엘의 하느님 신앙은 인간과 신에 대한 이해가 전혀 달랐다. 이스라엘 민족은 바알을 숭배하면서도 하느님에게서 떠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느님과 바알을 나란히 섬기는 데 큰 갈등을 느끼지 않았다. 이것은 판관시대 이스라엘 민족의 종교적 혼합주의 경향을 잘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혼합주의 종교의 형태는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가장 위험하고 유혹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수록 미신과 우상의 유혹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7-1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5

잠언 27장 17절
쇠는 쇠로 다듬어지고 사람은 이웃의 얼굴로 다듬어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