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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도시] (18) 이고니온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활동한 전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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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고니온에 있는 무슬림 메블라나 모스크. 출처=「In the steps of Saint Paul」

이고니온은 시리아에서 에페소와 로마로 가는 대로에 있는 소아시아 남부의 중앙에 있는 도시다. 성경에 나오는 이고니온은 지금의 코냐(Konia)이고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에서 약 250km 떨어져 있다. 코냐는 아나톨리아의 예술과 정치, 학문과 문화가 발달한 도시다. 이슬람교의 신비주의 종파인 메블라나 신비주의의 발상지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무슬림 자랄알딘 루미(Jalal al-Din Rumi, 1207~1273)가 13세기 터키 코냐 지역을 중심으로 메블라나 신비주의 종파를 창시했다. 이들은 빙글빙글 춤을 추다가 비몽사몽 간에 알라를 느낀다고 한다. 코냐에서는 지금도 이 춤을 추는 무희들을 만날 수 있다.

코냐는 기원전 334~333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점령되었다. 그 후 시리아의 셀레우코스 정권에 이어 페르가몬 왕국이 차지했다가 기원전 133년 로마 공화국에 넘어갔다. 11세기 셀주크 투르크인들이 코냐를 수도로 셀주크 제국을 세웠다. 이때 코냐는 황금기를 누리게 되었다. 사방에서 예술가와 건축가, 이슬람 관련 학자들이 몰려왔다. 13세기 메블라나 신비주의 종파를 만든 루미 역시 이 전성기 때의 학자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현재 코냐에 남아 있는 유적 대부분은 셀주크 제국과 메블라나 신비주의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리스도교 유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사도 바오로는 제1차 전도여행 때(45~49년쯤)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에 이어 이고니온에서 유다인과 이방인들에게 전도했다.(사도 14,1-7) 성지순례를 하는 사람들은 갑파도키아에서 육로를 통해 소아시아 지역을 가기 위해 중간에 하루를 묵는 것이 보통이다. 이고니온은 성경에 의하면 바오로가 제1차 전도여행 때 방문한 곳이다. 바오로 일행은 이곳에 와서 많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였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시민을 선동하였다는 혐의와 마술을 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여 감옥에 갇혔다. 이고니온 주민들은 바오로의 지지자와 반대자로 나뉘었다. 유다인 회당에서 유다인과 이방인에게 설교하였으나 반대하는 무리가 사도 바오로 일행을 돌로 치려고 위협하자 리스트라와 데르베로 가서 전교하였다. 그러나 이고니온과 안티오키아의 유다인들이 바오로를 리스트라까지 따라와 돌로 치고 성 밖으로 몰아냈다.(사도 14,1-7) 신약 시대에 이고니온은 비시디아 안티오키아와 리스트라와 데르베와 더불어 갈라티아의 로마 영토로 여겨졌다.

또 코냐에 전해 내려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는 이 도시에 내려오는 성녀 테클라의 이야기이다. 초대 그리스도 교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다가 믿음을 위해 박해와 순교를 당했다. 잘 알려진 대로 교회에서 첫 번째로 순교한 여인은 테클라다. 성녀는 18세 때에 사도 바오로가 행한 예수님의 산상 설교에 관한 설교를 듣고 감명받아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 많은 이적에 관한 테클라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이 도시에 전해내려오고 있다.

이고니온에는 이교도인 마술사와 거짓 선지자가 있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이고니온에서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였는데, 그리스도의 복음이 다른 모든 이교의 마술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오늘날에도 이고니온에는 바오로 사도의 이름을 딴 비잔틴 성당이 남아 있다. 또 도시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 ‘성 바오로 사도의 굴’로 불리는 바위 위 수도원이 있고 그 너머 바위를 파고 들어간 아주 오래된 모자이크 성당들이 있다. 이처럼 이고니온은 수 세기 동안 강력한 그리스도교회 중심이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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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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