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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생명이야기] 17. 고엘(구원자)이신 하느님

성경화 체칠리아(가톨릭교리신학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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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복음 제3장에서는 생명에 관련된 하느님의 계명(살인해서는 안 된다)에 대해 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신성한 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살게 하시고, 인간을 자신의 모습으로 창조하셔서 나머지 창조물들을 다스리고 지배하면서 이 지상에서 하느님과 같은 주인 역할을 하도록 허락하신 하느님께서는 인간 생명에 대한 절대적 주인이 바로 당신이라고 선포하십니다. “나는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나는 치기도 하고 고쳐 주기도 한다.”(신명 32,39) 시나이 산에서 십계명을 주시기 이전에, 하느님께서는 인간 생명을 다루는 부분에 관해서는 특별히 그 피의 복수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강조하십니다.

창세기 4장을 보면, 카인이 동생 아벨을 질투로 살해하고 난 뒤에 그 형벌이 짊어지기에 너무나 크다고 주님께 하소연합니다.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될 것이며 만나는 자마다 자신을 죽이려 할 것임을 언급하면서 말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카인에게 카인을 죽이는 자는 누구나 일곱 배로 앙갚음 받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시면서 어느 누가 그를 만나도 카인을 죽이지 못하게 해주십니다. 자신의 친동생을 죽이는 죄를 범한 카인이었지만 하느님께서는 직접 카인의 구원자(고엘)가 되어 주십니다.

구약에서 고엘에 관해 살펴보면, 레위기 35장에 실수로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피신할 도피성읍에 대한 언급을 합니다. 반면에 고의로 살인한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하며 피의 보복자는 그런 살인자를 죽여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실제로 카인은 아벨을 지키도록 요구되지는 않았지만, 아벨의 형제로서 아벨이 살해되었을 때 대속자 역할을 하고 또 그 피에 대해 복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습니다. 카인 자신이 아벨의 살인자여서 그렇게 하지는 못했지만, 하느님께서는 카인을 위해 직접 그 ‘피의 보복자’가 되어주시는 것입니다.(창세 4,15)

레위기(17,11)를 보면, 생물의 생명은 그 피에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속죄의 제물로 사용되는 동물의 피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제단에 쓰는데, 피가 그 생명으로 속죄하기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살인으로 흘려진 피는 거룩한 땅을 더럽혀서 하느님이 현존하시기에 부적합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으며 하느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사람에 대한 살인은 반드시 보복을 받아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하느님이 직접 “나는 너희 각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남의 피를 흘린 사람에게 나는 사람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창세 9,5)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교회 교도권은 무고한 이나 죄인, 불의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그들의 생명권은 다른 사람들의 생명권과 절대적으로 평등함을 주장하며(「생명의 복음」 57항), 이 평등성으로 진정한 사회관계의 기초가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특히 무죄한 생명을 죽이는 고의적 낙태는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개인적 책임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머니 모태에서 빚어지기 전부터 알고 계셨으며(예레 1, 4), 어머니 뱃속에서 엮으신 분이며(시편 139,13), 아직 태아일 때부터 당신 두 눈으로 보고 계시고(시편 139,16), 이미 정해진 날이 시작하지 않았을 때부터 당신 책에다 모든 것을 적어두고 보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어머니 뱃속에서 이끌어내시고, 어머니 젖가슴에 평화로이 안겨주시는 분이시기에 모태에서부터 우리의 주님이 되십니다.(시편 22,10-11) 성경에서는 낙태나 안락사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카인의 고엘이 되어 주기도 하시는 하느님께서 초기 단계의 무고한 인간 생명에 대해서도 고엘이 되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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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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