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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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따라 떠나는 신앙여행] 37 - 사추덕(四樞德) (2) - 정의

인간 모든 행위 기준점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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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에 의하면 사추덕은 네 가지 덕으로 구성돼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따로 떨어질 수 없는 통합적 체계의 덕들이다. 그래서 그는 "덕은 하나이다"라고 말한다.
 그런 후에 그 덕들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한다. 마치 유학에서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인간의 핵심적 덕목으로 제시하고, 그 덕들의 관련성 안에서 인간의 도덕적 완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처럼…. 짧은 지면이라 여기에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추후라도 연구해볼 만한 주제다.
 토마스 데 아퀴노는 사추덕의 연관성을 형이상학적 원리 안에서 이해한다. 크게 보면 이성(理性)의 영역에서 지혜와 정의의 덕이 나오고 정념(情念)의 영역에서 절제와 용기의 덕이 나온다.
 따라서 지혜는 어떤 행위와 영역 안에서의 분별의 올곧음이며 정의는 정신의 올곧음인데, 인간은 그것을 통해 어떤 영역에서든 자신이 해야만 할 것을 행하는 것이다.
 구약성경에서도 `의`(義)는 모든 삶의 질서를 위한 최고의 생활 가치로 인식된다. 이것은 절대적 윤리 규범에 대한 인간의 방정한 품행과 법도의 의로움, 재판의 의로움 등을 의미한다. 이 義는 하느님의 속성이다.(시편 4,1; 7,17)
 유학 또한 의(義)를 마땅함, 도리(道理), 정당(正當), 옳음 등의 뜻으로 이해하며, 항상 인간의 행위와 연관해 사용한다. 그러므로 의는 한 마디로 인간 행위의 준칙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자가 늘 근심하던 것 중의 하나는 `의를 듣고 능히 실천하지 못하는 것(聞義不能徙, 論語」, 述而篇)이었고, 의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을 이상적 인간상인` 군자(君子)라고 불렀던 것이다.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리에 밝다."(子曰 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論語」, 理仁篇)
 공자 스스로도 이러한 점을 강조했고 또 그렇게 살았다. 즉 인간 삶에서 의식주와 관련된 물질적 측면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 그것보다 더 높은 가치 즉 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팔을 굽혀 베고 누웠어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는 것이다. 의롭지 않으면서 돈 많고 벼슬 높은 것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 如浮雲. 「論語」, 述而篇)
 예수도 산상설교 중에 같은 의미의 가르침을 전해준다.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 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마태 7,31-33).
 공자는 군자의 또 다른 특성으로, 의를 바탕으로 하여 모든 덕을 통합하는 인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마치 플라톤이 정의를 가장 완숙한 상태의 덕으로 파악한 것처럼….
 공자는 말한다. "군자는 義로써 바탕을 삼고, 禮로써 그것을 행하며, 겸손한 태도로 그것을 표현하며, 믿음으로써 그것을 이룩하니, 참으로 군자로다."(子曰 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論語」, 衛靈公篇)
 예와 겸손함과 믿음은, 의라는 본질을 행동에 옮기고 외면으로 표현하며 완성하는 수단이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 행위의 바탕이 義에 있다는 말이다.
 군자는 더 나아가 모든 인간 행위를, 義라는 기준을 통해 판단하고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군자는 천하의 일에 대하여, 오로지 주장하지도 않고 부정하지도 않아서, 義를 따라 행동할 뿐이다."(子曰 君子之於天下也 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 「論語」, 里仁篇.) 왜냐면 정의는 인간관계 뿐 아니라 사회나 국가공동체의 공동선과 관련된 덕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이 관건이다.
 미가 예언자가 넌지시 일러주는 말씀을 들어보자. "이 사람아, 하느님께서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무엇을 원하시는지 들어서 알지 않느냐? 정의를 실천하는 일, 기꺼이 은덕에 보답하는 일, 조심스레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일, 그 일밖에 무엇이 더 있겠느냐?"(미가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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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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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 제물을 바치는 이가 나를 공경하는 사람이니 올바른 길을 걷는 이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보여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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