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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중해!] 태아의 일기(9) - 4달 ''엄마, 해방''

김원석 글/ 김복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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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니 꽃들까지도 오직 내게만 관심 가져 주기를 바라잖아. 또 관심은 사랑의 씨앗이고.
 나도 그래. 이 세상에 내가 누굴 믿고 엄마 뱃속에까지 왔겠니? 아버지도 아버지이지만, 다 엄마를 믿었던 게 아냐. 그런데 엄마가 내게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면 난 어떻게 해!
 넉달이 되면 엄마는 나 때문에 하던 입덧을 멈추고, 입맛이 그야말로 꿀맛 같아 닥치는 대로 음식을 먹게 돼. 내 건강을 위해서 말이야.
 이제 엄마도 내게 길들여지고, 나도 엄마 뱃속에서 사는 게 길들여져 자리를 잘 잡게 돼. 엄마가 입덧을 멈추게 돼 내 맘이 훨씬 편하지.
 길들여지는 것, 이거야 말로 엄마와 내가 하나로 묶이는 것 아니니. 하나가 되니까 사랑하게 되는 거구.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왕자」도 어찌 보면 `관계`를 통한 길들이기 아니니. 여러 장미꽃이 다 내 장미꽃이 아니라, 햇볕이 따갑게 내리 쪼이면 내가 고깔을 씌워주고, 목이 말라하면 내가 물을 주고, 벌레가 물면 내가 벌레를 잡아 주는 장미, 그 장미꽃이 바로 내 장미꽃이 아니니.
 그러니까 나도 말야, 엄마에게서 장미꽃이 받는 그런 사랑을 받고 싶은 거야.
 엄마는 한 시간이 멀다고 부쩍부쩍 자라는 나를 위해 음식을 잘 잡수셔.
 나는 내 몸 각 기관 형태를 거의 다 갖췄어.
 내 키는 약 16에서 18㎝ 정도야. 문고본 책 높이가 16㎝니까 내 키 짐작이 가겠지.
 내 몸 무게는 약 110g이야. 보통 달걀 한 개가 50g이니까 달걀 두 개 정도 무게야.
 여러 장기(臟器)가 거의 발육돼 이젠 사람으로서 기능이 한층 나아지지.
 심장도 제 기능을 다해 피를 순조롭게 순환시켜.
 "아그아 너 우리 O이O다"
 엄마 목소리잖아? 내게 뭐라고 그러시는 것 같은데. 하여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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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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