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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151) 성장을 위한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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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여러 신부님들과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 ‘칭찬’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은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칭찬은 자신의 삶에 긍정적 생각을 하게 한다’는 내용의 말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좀 더 칭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있을 때 어떤 신부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가 40년 정도 됐는데, 아직도 유일하게 기억나는 선생님 이름이 있어. 그 선생님 이름은 내게 어떤 이름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그런데 나는 그분을 통해서 칭찬의 가치를 깨달았던 것 같아.”

우리는 밥을 먹다 말고 야유 비슷한 소리를 냈습니다. “예쁜 여자 선생님이셨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이름을 지금까지 기억해?”

그러자 그 신부님은 크게 웃으며 “그분은 예쁜 여자 선생님이 아니라 흰머리가 희끗희끗했던, 나이가 지긋하신 남자 선생님이었어. 그런데 그 선생님 이름이 왜 기억이 나느냐 하면, 아마 만들기 수업시간이었던 것 같아.

나는 그때 복주머니를 만들고 있었고, 그 복주머니 앞에다 1+2=3 이라는 문구를 써넣었지. 그 문구는 그다지 큰 의미는 없었어. 그때 선생님은 다른 친구들이 만든 것들을 둘러보시다가 나를 보시더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복주머니의 테두리를 예쁘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해주시는 거야.

사실 내가 만든 복주머니는 분명 잘 만들지는 못했던 거지. 문구 내용도 아무런 뜻도 없고. 만일에 선생님이 의미 없는 칭찬을 할 목적으로 내가 만든 복주머니를 보고 ‘다 잘했다, 다 좋다’고 말했다면 그 칭찬이나 그날 일을 쉽게 잊어버렸을 거야. 아니,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선생님의 칭찬은 그저 흔한 말이라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선생님은 그날 구체적으로 현실감 있게 내가 만든 복주머니의 겉 테두리 모양을 보신 것 같아. 왜냐하면, 나도 좀 정성껏 가위질했던 것 같거든.

그런데 그것을 선생님이 아시고 칭찬해 주셨다고 생각하니, 선생님이 정말 나를 아껴주시는구나 싶었어. 그때 처음으로 칭찬다운 칭찬을 들었기에 그 선생님 이름이 지금도 잊히지 않고 내 기억 속에 생생히 생각나는 것 같아.”

우리는 칭찬을 쉽게 남용합니다. ‘다 잘했어, 다 좋아, 다 마음에 들어.’ 그런데 칭찬은 그 자체로 진정성을 요구합니다.

칭찬의 진정성은 칭찬하고 칭찬을 받는 서로에게 진심과 함께 진실의 유대를 맺게 해줍니다. 하지만 무의미한 칭찬은 칭찬뿐 아니라 칭찬하는 그 사람 자체를 믿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기에 좋은 칭찬은 참된 관심이 내포된 진정성을 담은,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칭찬이어야 합니다. 칭찬이 구체적일 때, 칭찬을 받는 사람은 칭찬해주는 사람의 감동까지 함께 느끼기 때문입니다.

칭찬만을 위한 칭찬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칭찬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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