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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적 삶으로의 초대Ⅱ] (59) 하느님 뜻과의 조화 (23)

내면의 소음 떨치고 신적 신비에 굳은 믿음 가져야/ 교만함과 완고함 버리고 주님께 맡기는 기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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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시끄럽다.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다. 텔레비전과 신문에 매일 새로운 뉴스들이 넘쳐나는 것만 봐도 우리가 얼마나 소음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소음들은 나와 동떨어진, 멀리서 바라만 볼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소음이 넘쳐나고 있는가. 그러다 보니 내면을 차분히 가라 앉혀서 생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늘 둥둥 떠서 살아간다.

물론 우리를 이렇게 만드는 소음 중에는 외부에서 다가오는 것도 있지만, 우리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도 상당히 많다.

실제로 우리는 고요함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잠시 가만히 있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대중 스타, 스포츠 스타에 열광한다. 우리의 내면을 조용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이뿐 아니다. 돈과 명예를 따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우리의 내면을 소음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돈벌이밖에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길거리마다 넘쳐나는 향락 문화는 또 어떤가. 이러한 것들은 참으로 달콤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이러한 것들은 매력적이어서 멀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우리 내면을 소란하게 하는 이런 것들은 때가 되면 언젠가는 모두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들이다.

많은 이들이 하느님 뜻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그 공명의 씨앗을 싹 틔우지 못하고 있다. 하느님이 우리 안에 심어 놓으신 공명의 씨앗이 썩고 있다. ‘깨어 지킴’이 필요하다. 수많은 소란한 소리, 소음들이 다가오면 내면에서 “됐거든”하고 망각의 구름으로 퇴출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일시에 망각의 구름으로 물리치고, 무지의 구름 안에서 형성하는 신적 신비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소란한 세상 속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세상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형성하는 신적 신비께 나의 몸과 정신과 마음을 다해 굳은 믿음과 희망을 가지면, 어떤 상황에서도 공명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소란하고 복잡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일차적으로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것이다. 공명의 삶으로 첫 단추를 채워야 한다. 세상의 소음에 매몰돼 살아가는 사람은 믿음의 뿌리가 얕거나, 하느님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결국,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이다. 공명의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은 자기 책임이다. 공명의 삶을 통해 엄청난 행복을 맛볼 수 있는데도 그러한 행복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것도 자기 책임이다.

신종 인플루엔자도 중요하고, 금융위기 사태도 중요하다. 하지만 마음의 독감이 더 중요하고, 마음의 재물이 더 중요하다.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세상을 체험한 사람은 말할 수 있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극단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설사 신종인플루엔자에 걸렸다고 해도 마음의 독감에 걸려있지 않다면 문제가 될 것이 하나도 없다. 진실로 중요한 것은 마음의 만성 감기다. 세상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마음의 감기에 걸려 있지 않고, 형성하는 신적 신비께 굳은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어렵지 않다. 실제로 방향이 문제일 뿐, 인간은 늘 깨어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학생은 깨어서 공부를 하려 하고, 사업가는 깨어 있어서 거래처 사람을 만나려 한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태어날 때부터 깨어 있음을 통해 성장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향을 하느님께로 약간만 돌리면 된다.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 나 자신을 약간 느슨하게 놓아주면 된다. 긴장의 끈을 팽팽히 당기고 있으면 그 줄은 언젠가는 끊어진다. 화살의 시위를 평상시에 너무 팽팽하게 조여 좋으면 정작 화살을 쏘아야 할 때는 쏠 수 없게 된다. 삶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너무 팽팽한 긴장감을 가질 필요 가없다. 오늘 목표를 성취하지 못하면 내일 하면 된다. 목표에 대한 집착은 오히려 목표에 도달할 시간을 늦춘다.

어제의 생각을 바꾸자. 그리고 오늘의 생각을 고쳐서 내일을 준비하자. 성공이나 실패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깨어 있음에 매진하자. 그리고 그 깨어 있음을 꼭 붙잡고 나아가자.

조화로운 삶의 선물은 신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의 성향들을 촉진할 때 가능하다. 교만과 완고함을 버리고, 두 손 모으고 조용히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기고 기도하자.

이를 위해선 하느님 안에서 살겠다는 ‘확고함’이 있어야 한다. 이제 영성적 삶의 핵심적 성향 중 하나인 ‘부드러움’과 ‘확고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군자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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