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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87. 사제로서 행복한 삶을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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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사제품을 받은 지 얼마 안 되는 새 신부입니다. 오랜 신학교 생활 동안 줄곧 사제 생활에 대한 꿈을 꾸었는데 막상 본당에 나와서 사목을 해보니 낯설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정신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내가 과연 교우들에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사제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저도 행복하고 교우들도 행복한 그런 사제로서 살 수 있을까요?

답: 새 신부님으로서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당연히 해야 할 고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고민이 없으면 사제로서 성장하기가 어렵기에 신부님의 그런 마음가짐이 귀하다고 생각됩니다.

사제로서 삶의 양태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런데 가장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사제는 교우들이 보고 싶어하는 사람 기다려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왜 그런가. 아무리 강론을 잘하고 머리가 좋아서 사목을 효율적으로 해도 교우들의 마음이 가까이 가지질 않는다면 그런 자원들이 별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담에서도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친밀감이 중요하고 그런 친밀감이 형성되어야 상담이 제대로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본당 사목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당 신부들의 질적인 수준을 존재감으로 판정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신부는 그 본당을 떠난 다음에도 교우들의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사람 그 다음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잊히는 신부 세 번째는 있을 때나 떠난 다음이나 신자들의 기억에 남지 않는 신부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는 모든 교우가 얼른 떠나길 바라는 신부라고 합니다.

사제가 신자들이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삶에 지친 교우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주일의 고된 시간을 보내고 주일 하루 위로와 격려를 받는 힐링의 시간을 원하는 교우들의 갈망을 채워주는 사제 기다림의 대상인 사제가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여러 가지 사목 방안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교우들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사제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부모님과 어른들로부터 무언가를 받았을 때 기분이 좋았던 추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른이 돼서도 이런 욕구는 그대로 살아 있어서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무언가를 받으면 혹은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들으면 그 마음 안에 행복감이 들어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제는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마태 14 16 참조).

그러면 그렇게 주면서 사제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상담가의 예를 들어볼까요? 상담가들은 마음의 병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심리치료를 해줍니다. 사제들과 비슷한 일을 하는데 상담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상담을 통하여 자신들이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무엇을 얻는가? 자아 정체감을 얻습니다. 상담을 통하여 변화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살아야 하는 존재감을 체험하고 삶과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상담이 상담자들을 살리는 기능을 하는 것인데 이것은 사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당 사목을 통하여 교우들의 마음이 행복감을 채워져 갈 때 사제들은 그런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제가 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과 하느님이 하시는 일의 일부라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겨서 더욱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삶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이어 오프(Mayer Off)의 말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사람들이 성장하기 위해 나를 요구한다는 사실은 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든다. 그리고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과 그렇지않은 것이 식별되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한 존재인지에 대한 명료함을 얻게 된다.” 사제 생활을 하면서 염두에 두고 생각해볼 만한 말이라고 여겨집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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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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