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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88. 우울한 마음을 버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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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신부님은 왜 그렇게 우울하게 사십니까? 우리가 신부님께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우울해 하시니 우리가 신부님을 위로해 드려야 할 듯합니다.” 사석에서 신자들이 저에게 던진 농담입니다. 사실 저는 별로 웃을 때가 없습니다. 머릿속에 늘 우울하고 화가 나는 일들만 가득해서인지 강론도 날 선 강론을 하고 교우들과 사석에서도 늘 진지한 얼굴을 해서 주일학교 아이들을 비롯해 어른들까지 다 저를 보고 ‘돌부처’라고 놀립니다. 무표정한 얼굴 때문에 붙은 별명인데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제가 어떻게 해야 밝은 얼굴 밝은 마음을 가지고 살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습관이 돼서 고치기도 어렵습니다.

답: 신부님의 고민에 공감이 갑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대하여 분개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부님 말처럼 마음 안에 우울감 분노 같은 감정들이 들어차면 사람들이 내 주위에 오질 않고 자기 자신도 지치고 힘이 듭니다. 그냥 살기도 힘든데 마음마저 그런 상태라면 문제가 되겠지요.

그러나 마음을 바꾸는 것이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심리학자들이 사람 마음이 바뀌는 시간을 관찰하였더니 평균 3초가 걸리더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아서 신부님이 자신의 마음에 실망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신부님이 우울한 마음을 버리려면 우울한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내 마음이 우울한 대상을 바라보는 한 우울감이 마음 안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부 종교인들이 마음 안의 것들을 버리라고 쉽게 말하는데 버린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미 오랫동안 마음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것들이라 그렇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어떤 대상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택시 기사분들이 차 안에 자녀들 사진을 두고 보듯이 신부님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해주는 누군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사람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면서 보는 것도 좋고 예수님이나 성모님의 상본을 가지고 다니면서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기만 하여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두 번째 방법은 신부님의 사제관을 검소하지만 우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을 일명 환경성형이라고 합니다. 미국 의사인 존 픽(John Pick)이 1948년 학술지에 발표한 바에 의하면 성형으로 얼굴을 고친 재소자 376명을 관찰한 결과 그중 1만 재수감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하였다고 합니다. 성형으로 새로 고친 얼굴로 새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가진 덕분이란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돈 들여서 성형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 마음은 환경에 민감합니다. 내가 사는 곳이 더럽고 지저분하면 마음도 그렇게 됩니다. 그러나 환경이 깔끔하고 방안에 좋은 냄새가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 좋은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이것을 일컬어서 환경성형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세 번째 방법은 기도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입니다. 기도는 영혼을 샤워하는 시간이라고 어떤 영성가가 말한 바 있듯이 기도하는 사람들은 얼굴이 편안해 보입니다. 마음 안의 우울감 같은 것들을 하느님께 다 드리고 성령의 도움으로 마음을 청소하기 때문입니다. 옛 순교성인들이 죽음의 시간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두려움도 우울함도 분노도 없이 평화로운 순교를 기꺼이 받아들인 것은 평소 기도하는 시간을 많이 가진 결과라고 합니다. 마음은 마음이 바라보는 대로 된다고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신다면 마음의 편안함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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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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