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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92. 마음이 넓은 사제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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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본당에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새내기 신부입니다. 사목하면서 때로 속상하고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때 기도하면서 이해하려 하고 나름대로 마음을 풀려고 노력하는데 잘 되질 않습니다. 동창 신부는 웬만한 일에도 흔들림이 없이 늘 허허 웃으면서 사는데 저는 잘 안 됩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면 나는 왜 이리 속이 좁을까 자책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마음 넓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답: 사목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마음 상할 때가 생기는 것은 아마도 모든 신부님이 다 그러할 것이니 신부님만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사람 마음은 신부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넉넉하고 여유롭지 못합니다. 여러 번 이야기하였지만 사람의 마음은 순두부처럼 약해서 다른 사람들이 던지는 말에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누구나 다 상처를 입고 살기 때문에 겉보기와는 달리 모든 사람은 다 마음이 여리고 작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자책하면 더 상처를 입을지 모르니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차라리 그 동창 사제처럼 허허하고 웃으면서 마음 안 속상함을 털어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얼마 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회사원들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 중에 간부 사원이 속상한 마음을 회사 옥상에서 헛웃음을 치면서 푸는 장면이 나왔는데 마음이 속상할 때 그렇게 허공에 대고 으하하 하고 웃어젖히는 것이 자신을 자책하는 것보다 열 배는 낫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웃음이 마음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것입니다.

두 번째 알아두실 것은 사람의 마음 안에 발생한 감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반론을 제기할 분이 계실지 모르는데 속상한 감정이 오래가는 것은 내가 그 속상한 일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 안에서 사라지질 않는 것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은 그것을 다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은 무엇을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감정 상태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신부님은 속상한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고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는 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이 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초 이내라고 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이 좋지 않은 쪽으로 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신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마음의 상태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방법은 동창 신부 중에 마음에 맞는 신부에게 속마음을 다 털어놓는 것입니다. 사람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삭히고 속상해하는 것입니다. 특히 착한 아이 혹은 착한 목자 콤플렉스를 가진 사제들이 혼자서 속앓이를 하다가 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좋지 않은 감정처리방법입니다.

속상한 감정은 뜨거운 감자 같아서 마음 안에 담아두면 심리적 화상을 입습니다. 그러니 속상한 일을 사소한 것이라고 무심히 두지 말고 꼭 동창 신부에게 털어놓기를 하시길 바랍니다.

“성실한 친구는 든든한 피난처로서 그를 얻으면 보물을 얻은 것이다. 성실한 친구는 값으로 따질 수 없으니 어떤 저울로도 그의 가치를 달 수 없다 성실한 친구는 생명을 살리는 명약이니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은 그런 친구를 얻으리라”(집회 6 14-16). 성경에서 이처럼 친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친구에게 말을 하여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으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신부님의 속이 좁아서가 아니라 심리적 상처가 치유되질 않아서 그런 것이니 그런 때에는 상담을 전공한 신부님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가벼운 감기는 약국에서 사온 약으로 해결되지만 심한 경우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신부님이 속상해하는 것은 그만큼 사목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니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셔도 된다는 말씀으로 조언을 마칠까 합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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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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