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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93.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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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새로 부임한 본당의 신자 중에서 아주 신심이 깊은 분을 보았습니다. 검소하다 못해 아주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니고 성당에서 살다시피 기도를 하십니다. 그리고 교우분들의 어려운 일에 발 벗고 나서서 도움을 주십니다. 그런데 그 집의 자매님은 왠지 우울한 표정이고 아이들도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교우분들도 제가 그분을 사목위원으로 임명하려는 것에 대하여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입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답: 신부님께서 주신 자료가 적어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주위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으로 보아 ‘자해성 성격 장애인’이 아닌가 합니다. 자해성 성격 장애인들은 신앙과 맞물리면 아주 신심이 깊은 사람으로 보여서 ‘가짜 성인’ ‘수도자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분들의 특징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두드러진 것은 ‘자기 부정적 성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학대하는 듯한 신심 행위를 하여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혐오감을 동시에 받는 사람들입니다. 기도하여도 몸이 상하도록 심하게 하고 본당에서 즐거운 행사를 하는 데에는 보이지 않지만 몸으로 일하는 곳에는 나타나서 몸이 부서지라 일합니다. 오래 전 초대 교회 때의 자해형 수도자들을 본받는 듯한 인상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내적으로 이들은 병적인 승리감을 맛본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고통으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힘으로써 도덕적 승리와 희열감을 맛본다는 것이지요. 진정으로 자신을 절제하는 수도자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어서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세상을 ‘이분법’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성스러운 곳과 세속적인 곳 두 가지로 보고 신자라면 당연히 세속을 피하고 성스러운 곳에 머물러야 한다면서 사람들과 대인 관계를 꺼립니다. 또 본인이 생각하기에 세속적이라 여겨지는 행위나 장소에는 절대로 가지 않고 그런 곳에 가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무의식적 선민의식을 가진 것입니다.

세 번째 특징은 자신의 외모에 대하여 무심하다 못해 ‘궁핍한 인상’을 풍깁니다. 이들은 의식주에 신경을 쓰는 것조차 믿음이 약한 행위 세속적인 행위라고 하면서 궁핍한 삶을 삽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의식주에 신경을 쓰는 것에 대하여 늘 못마땅하게 여겨서 은근한 잔소리 혹은 비난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번째 문제는 가정생활이나 직장 생활을 잘 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직장에서는 열성을 다하지 않고 성당에서 봉사 활동을 간다면 발 벗고 나섭니다. 또한 가족을 챙기는 것을 등한시하는 경향도 있어서 자녀들로부터 별로 좋은 평판을 듣지를 못합니다.

다섯 번째 문제는 ‘사마리안 콤플렉스’입니다. 선하게 사는 사람들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지향해야 할 삶이란 것은 자명한 것이지만 이들은 그 선함이 지나쳐서 자기 손실적 결과를 초래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에게 대접을 받고 나면 그 열 배는 갚아야 마음이 편하고 누가 부탁을 하면 거절을 못 하고 어떻게든 해주려고 합니다. 대책 없이 다른 사람의 보증을 서는 바람에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이 부류입니다.

여섯 번째 문제는 ‘불안감’입니다. 성당에서 살다시피 기도하는 분 중에 지나친 불안감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는데 이들이 그런 유형입니다.

이분들은 멀리서 보면 성자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같이 일을 해보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주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합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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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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