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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94. 내 안의 괴물(종교 범죄 원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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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일전에 아프리카 난민선에서 무슬림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바다에 수장시킨 사건이 보도되자 제 친구들이 저를 보고 종교를 가져도 그런 짓을 하느냐고 핀잔을 줍니다. 저는 성소자인데 비신자인 제 친구들은 무슬림이건 그리스도인이건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더 많은 범죄 행각을 했다면서 비아냥거리는데 사랑을 실천해야 할 종교인들이 왜 그런 죄를 저지르는지요. 그것도 종교의 이름으로.

답: 형제님이 그런 고민을 할 만하고 또 그런 고민은 당연히 해야 합니다. 이른바 광신도들에 의한 종교 범죄 심지어 살인 행위는 가톨릭 안에서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 신앙과 자신의 욕구 그리고 병적인 자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없으면 그런 일들이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건에 대하여 깊은 고민은 꼭 필요합니다. 종교인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사회에서는 마치 종교를 가지면 사람들이 다 이성을 잃는 것처럼 싸잡아서 비난합니다. 그러나 그런 사회적 범죄들은 종교인들만이 저지르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종교적 광신도들이나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 중에서는 이념적 광신도들이 그런 비이성적 행위를 합니다. 종교 재판만큼이나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여론 재판’(요즘은 댓글 살인 행위라는 새로운 범죄 행위도 생겼지요) 공산 사회에서는 ‘인민 재판’ 같은 것들이 바로 광신도들에 의해 생겨난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자기 종교 자기 이념만이 옳고 나와 다른 종교나 이념에 대하여 적개심을 품고 살인 행각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심리적 문제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는 어른스런 자아와 미숙한 생각을 유발하는 ‘내재아’가 공존합니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에 아주 사악한 자아도 함께 있습니다. 이 사악한 내재아가 문제인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 신ㆍ구약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주의할 것을 강조합니다.

“너는 어찌하여 화를 내고 어찌하여 얼굴을 떨어뜨리느냐? 네가 옳게 행동하면 얼굴을 들 수 있지 않느냐? 그러나 네가 옳게 행동하지 않으면 죄악이 문 앞에 도사리고 앉아 너를 노리게 될 터인데 너는 그 죄악을 잘 다스려야 하지 않겠느냐?”(창세 4 6-7 )

카인이 아우 아벨을 죽일 마음을 품자 하느님께서 카인에게 주신 경고 말씀인데 여기서 죄악이란 바로 마음 안의 사악한 자아를 말합니다. 이 사악한 자아에 대해 선조 신앙인들은 늘 경계하고 그 사악한 자아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않는 사악한 성향을 원죄라고 이름 붙여서 후대 신앙인들이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악한 자아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내 안의 미성숙한 자아는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성숙하게 하지만 사악한 자아는 카인에게 주신 말씀처럼 다스려야 합니다. 우선 사악한 자아가 던지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자아는 사람으로 하여금 적개심을 가지도록 유혹합니다. 아무리 내 종교가 좋고 이념이 좋다고 하더라도 나의 종교나 이념에 반하는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갖는다면 그것은 신앙이나 신념이 아니라 사악한 자아가 던지는 유혹에 걸려들었다는 것입니다.

사악한 자아는 가장 합리적인 이유로 사람 마음 안에 증오심을 부추깁니다. 그래서 이 사악한 자아를 영성 심리에서는 ‘내 안의 괴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성내지 마라 혹은 판단하지 말라고 경고하신 것 역시 내 안의 괴물이 부추기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인간 역사에서 악의 세력들은 늘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그렇게 사악했던 것은 그들의 영혼이 바로 이 사악한 자아의 포로가 된 때문이라고 합니다. 혹자는 그 사악한 자아를 마귀라고 하면서 외부에서 오는 것으로 여기고 나의 문제가 아닌 양하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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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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