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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96. 우울감이 커져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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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보좌 신부 때에는 말 그대로 행복하였습니다. 청년들과 열정으로 주일학교를 만들어가면서 ‘사제가 되기를 잘했구나’ 하는 만족감이 들었고 또 신자분들이 주는 사랑을 받으면서 늘 마음이 기뻤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바라던 주임 신부가 되고 나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서 힘듭니다. 무엇을 계획하면 반대하는 분들이 꼭 나서시고 나름 노력을 해서 만든 행사에 정작 와야 할 사람들은 오지 않고 그나마 참석하는 분들도 적을 때에는 마음이 우울해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이 우울감이 더 커져서 걱정입니다. 처음의 열정을 잊지 않고 사목하고 싶은데 이런 우울감을 어떻게 해야 할는지요? 이러다가 사목에 대한 열정이 식어서 신념이 아닌 일처럼 하게 될까 봐 불안합니다.

답: 신부님의 고민은 당연합니다. 사목에 대한열정을 가지고 일하려는데 신자들이 따라오지 않고 반대하는 소리가 높다면 당연히 마음이 우울해지고 무력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무력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면 사목에 대한 열정이 식어서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는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러면 사목을 일처럼 생각하는 그것도 억지로 하는 일이 되어버릴 위험이 큽니다. 사목하면서 우울감이 오는 것은 우리가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도 우리보다 더 큰 우울감에 시달리시고 그것에서 벗어난 분이시니 그분이 가신 길을 살펴봄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흔히 우리는 주님께서 수난당하신 복음 부분만 묵상하고 그분에 대한 미안한 마음 죄책감만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작 그분이 주시려는 메시지를 놓칠 때가 있는데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인생의 밑바닥에서 어떻게 올라와야 하는지를 알려주시는 분이십니다. 죽음과 부활이라는 짧은 시간이 아닌 긴 우울감의 시간 수난당하시기 전부터 당신의 마음이 서서히 우울의 늪으로 빠져 들어갔다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시는 부활의 모습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인생의 길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울감 -참으로 견디기 힘든 감정입니다. 마음이 우울해지면 많은 사람이 약을 먹거나 우울감을 떨치기 위한 여러 가지 자가 치료들을 시도합니다. 물론 우울증은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우울감은 다른 면을 갖습니다. 정신분석가인 하르트만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우울해질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우울한 마음이 필요없는 감정이 아니라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이라고 역설한 것입니다. 우울감은 새롭게 부딪치는 문제에 대한 정보 처리 과정에서 막힌 부분을 풀려는 무의식적인 시도입니다. 즉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심리적 신호 겉으로는 무력하지만 내면으로는 여러 가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과정의 시간 그동안 무심히 흘려버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시간입니다.

인생이 위기 상황에 닥치면 나타나는 우울 반응이 있습니다. 1단계: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한다. 2단계: 해결이 지연되면서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3단계: 잘못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의식적ㆍ무의식적인 몰두를 하지만 마음이 흔들리고 다급함을 느낀다. 4단계: 우울감이 몰려온다. 무능감과 피로감에 사로잡히고 사소한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런데 바로 이런 단계가 문제 극복을 위한 전초 현상입니다.

이런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대로 견뎌서 고통의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주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눈물 흘리는 기도의 시간을 가지신 것처럼 그대로 견뎌서 고통의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단계에 도달합니다. 기존에 알던 사실과 새롭게 아는 사실들을 통합하여 집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시작되고 삶의 가치가 달라지고 좋아지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소위 심리적 부활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신부님의 인생을 길게 내다보시고 다가오는 감정 불편한 감정들이 갖는 의미를 잘 새기신다면 좋은 목자가 되실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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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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