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297. 열심인데 불편한 사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본당 사목위원 중에 아주 열심인 분이 계십니다. 매사에 솔선하고 열심인데 왠지 사람들이 그분을 가까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꼼꼼하고 치밀한 분이신데 저도 왠지 같이 하기에는 불편한 기분이 듭니다. 이분은 평소에도 일을 열심히 하시지만 사석에서도 늘 본당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시고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긴 시간 이야기하십니다. 다른 사목위원들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놀려대며 이분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다 딴전을 피는데 저는 아직 젊어서 그럴 수는 없고 들어드리자니 피곤합니다.

답: 나이 드신 분들에게 잘 해드리려고 하는 신부님 마음은 아주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신부님처럼 소통하고 서로 배려를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소통이 잘 안 되는 성격 유형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분은 강박신경증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듯싶습니다.

① 집착이 강합니다. 강박증인 분들은 질서 배열 숫자 일정 등등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질서에 대한 교육을 받고 계획대로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초지일관하기에는 의지가 약한지라 또 인생이 여러 가지 변수투성이인지라 마음먹은 대로 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들은 변화가 생겼을 때 받아들이고 적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강박증인 분들은 이것이 잘 안 됩니다. 생활의 질서에 대한 강박적 집착이 강해서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아주 불편해 하고 그것이 제자리로 올 때까지 심하게 속앓이를 합니다. 이분들이 갖는 집착의 종류는 다양해서 물건을 제대로 놓아야 하는 배열 강박증 시간표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계획 집착증 순서대로 해야 한다는 반복적 행동 양식에 대한 집착증 심지어 배변도 시간에 맞추어 보아야 한다는 배변 강박증 등등 얼핏 보기에 질서 있고 규칙적인 삶을 사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분들은 다른 사람들도 자기처럼 살기를 요구하기에 같이 일하고 지내기엔 아주 피곤한 사람들입니다.

②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한 가지 일에 집착하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탐대실이라는 말처럼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놓치는 경향이 강합니다. 열심히 하고 꼼꼼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분들은 강박증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성향인 분들은 변수가 적은 기술직 전문직종에서 일하시면 나름 성공을 하시는데 변수가 많은 사업을 하시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③ 인생을 즐기지 못합니다. 휴가를 갈 때도 일을 싸들고 가고 늘 머릿속에서 일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아서 쉬지를 못합니다. 그분이 사석에서도 늘 본당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런 생각에 대한 집착과 그런 생활이 이미 몸에 배서 고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은 대체로 모범생 콤플렉스가 심한 편입니다. 본받을 만한 인생을 사는 분들을 우리는 모범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모범적인 인생을 사는 분들과 모범생 콤플렉스를 가진 분들은 겉은 비슷해 보이는데 내적인 상태는 정반대입니다. 모범생인 사람들은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많고 자기 일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가능하면 모든 것을 공유하고 소통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늘 활력이 넘치고 즐거워 보입니다. 그러나 모범생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분들(대개 어린 시절부터 모범적으로 살라고 하는 어른들의 집요한 가르침을 받으면 자란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에 매달려서 살아왔기에 그 마음 안에 열정이 없고 감성이 시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이 자기 마음대로 안 될 경우 쉽게 무너지거나 혹은 짜증을 내거나 하는 것입니다. 참 어려운 인생을 사는 분들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06-1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2

사도 22장 15절
당신이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