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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99. 긍정 마인드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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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희 본당 신자 중에 말 그대로 너무나도 착한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늘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려고 하고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하는 일은 잘 안되어서 보는 제 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더욱이 일이 잘못되어도 늘 “하느님의 다른 뜻이 있으시겠지요” 하시는데 그 믿음에 제가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입니다.

답: 신부님의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만 신부님이 그분의 사생활을 전부 다 본 것은 아니니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외형적으로 보면 그분의 신앙생활은 본받을 만한 것입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다른 견해가 있습니다. 요즈음 나온 책 중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고 권유하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물론 험한 인생길을 가는데 늘 불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비관적으로만 보면서 살아간다면 정신적으로 탈진하게 되고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심리적 질병에 시달릴 것은 뻔합니다. 그래서 세상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심리적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라는 처방을 내립니다. 그런데 도가 지나칠 경우 다른 부작용이 생깁니다.

SELF SERVING BIAS라는 것이 있습니다. 모든 일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행이 될 것이라고 믿는 아주 유아적 사고방식입니다. 다른 사람은 다 다쳐도 자기는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에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는 고개를 돌리고 보려고 하지 않는 어리광 심리가 숨어 있습니다. 이처럼 매사를 낙천적으로 긍정적으로만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정작 위기가 닥쳤을 때 심하게 헤맵니다. 그 위기를 이겨낼 만한 심리적 힘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다는 플러스 심리와 유아적 긍정 심리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생각과 잘되겠지 하는 막연한 심리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따라서 신부님께서는 그분이 가진 생각의 건강성과 유아성에 대하여 깊은 탐색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법칙은 다양합니다. 인생 자체가 변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너무 단순하고 간단한 것으로 사용하면 곤란합니다. 초등학생들은 산수를 배우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운 수학을 배우듯이 인생살이도 연륜을 더해가면 당연히 더 높은 수준의 기술들을 가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분에게도 지금의 방법 말고 어른들이 갖는 더 높은 수준의 생존 방법을 알려주셔야 할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세상을 장밋빛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여행 광고상품을 보면 여행지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천당 같은 곳으로 소개합니다. 물론 여행지가 가진 좋은 점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여행지라도 바가지를 씌우려는 상인들 물건을 훔치려는 사람들 사람을 무는 벌레들 등등 좋지 않은 것들도 함께 있기 마련입니다. 또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고역도 만만찮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갑니다. 그리고 여행을 가기 전에 준비를 합니다. 몸을 만들거나 여비를 준비하거나 하는 등의 현실적 대책을 마련합니다.

그런데 유아적인 사람들은 아무 대책 없이 그냥 갑니다. 너무 긍정적인 사람들은 그런 현실적 문제들에 대하여 눈을 감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여행기간 내내 병이 나서 힘들어하고 왜 여행지가 이 모양이냐고 징징대서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고 지치게 합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만 보는 사람들 가운데 의존적 성격 장애인들이 많은 이유가 이런 데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준비를 하지 않고 누군가가 나를 챙겨주겠지 하는 요행수를 바라니 인생살이가 고달플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한 지나치게 긍정적인 사람들에게 불운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들이 전쟁터의 어린아이들 같아서 그렇습니다. 어른들은 앞날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데 이들은 폭탄 파편이 널브러진 전장을 뛰어다니며 놀고 싶어 합니다. 자기에게는 폭탄이 터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으로 대책 없는 사람들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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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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