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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00. 메르스 사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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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소위 낙타 독감인 메르스로 인하여 온 나라가 초토화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회뿐만 아니라 교회도 여러 가지 타격을 입었고요. 심지어 어떤 이들은 세월호 참사와 비교하면서 한국은 더 이상 사람이 살만한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한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답: 저 역시 우리나라는 정부가 여러 가지 안전 대책 기구를 만들었는데 옥상옥이고 자기들 일자리를 더 만들었을 뿐 무용지물이라는 말부터 겉만 번지르르하지 속은 썩어가는 나라 심지어 우리나라는 세월호처럼 침몰해가고 있다는 혹평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그런 말들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평들은 드러난 일부 내용만 보고 평가를 한 것이고 전체적인 모습을 본 것은 아닙니다.

어찌 되었건 메르스 사태는 우리나라 국민의 회복 탄력성 심리적 건강 상태가 어떠한지를 보여준 경우이고 우리 국민의 성숙도를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많은 아이들의 죽음으로 인하여 전 국민이 정신적 붕괴를 경험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피로감을 느끼고 누군가가 주도하는 언론을 통한 여러 가지 심리전으로 인하여 마음이 돌아선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바다에서 죽음을 맞은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무의식적인 안도감이 이기적 본성을 유발케 한 것입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는 내 목숨이 걸린 것이기에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가 없어 마음 안에서 온갖 불안과 공포가 올라와서 세월호 때보다 더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우리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웃지 못할 해프닝 나만 살겠다는 여러 가지 미성숙한 모습들을 보였고 초기 직격탄을 맞은 정부 역시 허둥지둥 머리 없는 공룡처럼 헤맸습니다. 세월호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을 나온 선장을 욕하던 사람들이 똑같은 짓을 하였던 것입니다. (세월호 선장을 죽여야 한다고 소리치던 사람들은 그 선장과 가장 비슷한 사람).

해외 언론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를 즐기듯이 보도하고 우리나라의 불안 유포자들도 극성을 떨어서 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심한 신경증적 불안상태가 나타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이기적이고 철딱서니 없는 언행을 일삼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례들은 일부일 뿐이고 대부분 국민은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하고 심지어 냉대까지 받으면서도 환자 돌보기에 목숨을 건 의사 간호사 의료진 구급대원 같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또 그런 분들을 성원하는 국민들 시골 마을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단합해 메르스를 이겨낸 사례 등등은 재산을 빼돌리고 병역을 기피하고 부정부패를 일삼은 일부 관료들에게 식상할대로 식상하고 세월호 참사와 같은 어이없는 참사를 보면서 마음이 떠나려고 하던 사람들의 마음에 시원한 바람을 불러일으켜 주고 우리 국민이 점점 더 성숙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어떤 사람이건 어떤 나라이건 간에 아무 사고 없이 아무런 일없이 무사태평하게 살 수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배가 바다를 항해하려면 순풍에 돛단 듯이 갈 때도 있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처럼 태풍을 맞을 때도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태풍을 만났을 때 얼마나 당황하지 않고 대처를 잘하는가 즉 심리적으로 회복 탄력성이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인데 이번 경우를 보면 우리 국민의 회복 탄력성은 아주 건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때로는 머리 없는 공룡처럼 때로는 머리가 여럿인 공룡처럼 우와좌왕한 것이 문제였을 뿐).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종교인들은 이번 사태가 하느님께서 우리나라의 죄를 벌하시려고 내리신 것이라고 한다는데 정말 그 입을 꿰매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런 말은 하느님을 변태성욕자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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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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