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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64. 영혼, 정말 있을까? (4) 양심적인 삶은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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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남편은 아주 고집 센 사람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예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성당에 나가자고 했더니 자기는 양심을 어기고 산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성당에서 신자들을 죄인 취급하는 꼴이 보기 싫어 절대 안 가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요?



답 : 사실 자매님의 남편 같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직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여간해선 종교를 가지려 하질 않습니다. 심지어 “성당에 가면 돈이 나오느냐 밥이 나오느냐” “돈 벌어다 주는 남편을 하느님처럼 섬겨라” 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았다’고 호언장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법을 어기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분들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지요. 그런데 양심이라는 것은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그때그때 달라지기도 합니다. 즉, 어떤 사람에게 양심적인 행위가 다른 사람에겐 파렴치한 행위로 보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양심은 주관적인 경향이 강하고 때론 본인의 콤플렉스가 양심의 탈을 쓰고 나타나기도 하기에 자기 양심에 대해 지나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자가당착적인 행위를 범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양심보다는 회개하는 마음, 자신의 죄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더 중요시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양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피해를 보았을 경우 심하게 억울해 하고 분노에 사무치고 다른 사람들을 쉽사리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억지 용서를 하다 화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스스로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에게 죄를 지었다며 부끄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오히려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용서받은 대로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는 화해의 마음을 갖기 때문입니다.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많다는 옛 말씀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 교회는 회개하는 기간인 ‘사순 시기’를 정해놓고 자기 영혼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죄인 의식, 우리가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아주 큰 용서를 받고 살아온 존재라는 깨우침은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갖게 하는 아주 중요한 신앙인들의 과제입니다.

그런데 남편분이 지적한 대로 지나친 죄의식은 심리적인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죄인 의식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속죄하고 싶은 마음, 과거의 허물을 벗고 새롭게 살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느껴지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건강한 죄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죄인이라고 주눅이 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용서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습니다. 어떤 곳이건 어떤 일이건 기꺼운 마음으로 하고자 합니다. 부끄러움이 오히려 하느님과 삶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반면, 병적인 죄의식은 사람의 영혼을 어두운 감방에 처넣고 자기 고문 게임을 하게 합니다. 마음 안의 포악한 재판관이 영혼을 혹독하게 다루고 ‘하느님께서 절대 너 같은 죄인을 구원하실 리가 없다’고 공갈을 해대서 구원 불안증과 종교적 우울증에 시달리게 합니다. 이런 분은 다른 사람보다 몇 배는 더 기도하면서도 마음의 평안함을 갖지 못해 하느님을 잔혹한 재판관처럼 여기는 망상 속에서 살아갑니다. 영적인 식별을 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사람은 영혼과 마음과 몸의 삼위일체성으로 구성된 존재입니다. 이 세 가지 삶의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남편분은 사회적으로는 흠 없는 분일지 몰라도 영혼의 건강에 대해선 염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성당에 데려오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사람마다 때가 있으니 조급하게 마음먹지 마시고, 자매님께서 우선 신앙생활을 통해 행복감과 믿음을 키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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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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