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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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407. 노시보 효과 (Nocebo Effect)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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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얼마 전 친구가 점을 보러 가자고 해서 호기심에 따라갔는데, 점쟁이가 저에게 앞으로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며 부적을 사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천주교 신자라서 그런 거 필요 없다고 하고 돌아왔는데 왠지 찜찜하고 불안하고 그 부적을 샀어야 했는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믿음이 약해지는 것 같아서 죄스럽기도 하고요.



답 : 자매님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사람의 마음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지요. 특히 자기 앞날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강해서 예언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누구나 머리를 조아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약해서 다른 사람들이 던지듯이 하는 말도 새겨듣는지라, 내 앞날을 이러쿵저러쿵하는 자리에는 아예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이끌어주시겠지’ 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점이나 예언에 대한 집착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때로는 그런 말들이 주는 방향으로 자신을 몰아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좋지 않은 말을 따라가는 성향이 강한 것이 사람입니다. 이것을 ‘노시보 효과’라고 합니다. ‘플라시보 효과’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긍정적인 효력이 발생하는 반면, 노시보 효과는 안 좋아질 것이란 생각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노시보 효과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것이 저주입니다. ‘너를 저주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공포감 때문에 시름시름 앓다가 병들거나 심지어 죽기까지 합니다.

노시보 효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아이들입니다.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유명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한 우울증 때문에 평생을 고생하다가 결국 자살로 삶을 마감한 노시보 효과의 희생자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상담계의 생각입니다.

상담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내담자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심리적 상처로 인한 노시보 효과로 인해 평생을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앓고 삽니다. 그런데 부모만큼이나 이런 심리적 효과, 플라시보나 노시보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은 종교계입니다.

종교인들은 사람의 삶을 좌우하는 심리적 힘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가뜩이나 귀가 얇고 새가슴인 사람들의 마음을 신의 이름으로 흔들어 대기 때문입니다. 가끔 종교인들이 신자들에게 구원론으로 협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님을 믿지 못하면 지옥 벌을 면치 못한다는 식의 설교가 그렇습니다. 신자들은 주님이 사랑이시고 우리를 위해서 세상에 오셨다는 말씀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주님이 죄인들을 처벌하실 것이란 말은 마음에 새겨듣고 불안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폭력적인 부모를 찬양하면서 공포스러운 가정생활을 하는 아이들처럼 병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신자들의 그런 마음을 악용해 심리적인 주도권을 가지려고 의도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바람에 신자들이 범불안장애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신자들이 기도하고 선행을 하면서도 ‘빅 아이’(Big Eye)에게 감시당하는 위축된 마음으로 노예 같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지금의 문제가 과거의 조상들이 지은 죄 때문이라든가 혹은 가계에 문제가 생겨서 그렇다거나 그러니 기도를 더 해야 하고 헌금을 더 해야 한다는 식의 협박성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신자들은 노시보 효과가 발생해 그런 말을 한 사람의 추종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이미 사제의 자리가 아니라 사교집단 교주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신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협박용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종교인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엄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이비 교주들은 자신을 신성화하고 범죄행위를 숨기기 위해 신자들이 자신들을 언급하는 것을 독성죄라고 매몰차게 몰아붙입니다. 일부 종교인들이 그런 유사한 언급을 하면서 노시보 효과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쯤 되면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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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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