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85) 성 요셉이 신임 국무총리로 발탁된 비결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Q.  성 요셉이 신임 국무총리로 발탁된 비결은?
 곧 세례받을 예비신자입니다. 그런데 대부님께서 저에게 세례명을 요셉으로 하라고 하십니다. 제 성격이 무덤덤한 것이 그 성인을 닮았다고요.

 그런데 제 짧은 지식으로는 요셉 성인은 자기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으로 아는데, 그분의 무엇을 본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 인생의 길잡이가 될 성인을 원하는데, 그렇다고 대부님 말씀을 거절할 수도 없고요. 제가 요셉 성인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인지요?
 
 

A.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깊은 신뢰를 받으신 분이십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기 예수를 지키는 양부로 선택되실 리가 없었겠지요. 요셉 성인께서 양부로 선택되신 것은 자신의 머리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닥쳐도 `왜?`라고 묻지 않고 어떻게 할 것인가만 생각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살다 보면 자신이 원치 않는, 때로는 자신이 감당키 어려운 힘겨운 상황에 놓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 때 대부분 사람은 `왜`라는 질문부터 생각합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왜 하필이면 지금 이런 일이 생겼을까, 왜 하느님이 나를 벌하는 것일까 등등…
 
 그러면 왜 이런 물음을 집요하게 갖게 될까요? 심리학자 베브 스몰우드는 몇 가지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첫째, 답을 얻으면 통제력을 찾을 수 있으리란 생각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사람이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주도권 통제력입니다. 감당 못 할 일이 생기면 주도권을 상실한 듯한 무력감이 몰려와 견디기가 어려운데 그런 때 답을 얻으면 다시 통제권을 회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끊임없이 `왜`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둘째, 무력감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는 것 자체가 견디기 힘들기에 무엇이라도 하기 위해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찾아 헤매던 답을 찾으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일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은 두 번 다시 같은 일을 겪고 싶지 않은 욕구가 강렬할수록 더 강해집니다.
 
 그렇다면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으면 내 삶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까요? 베브 스몰우드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합니다.
 
 그는 "당신이 당한 일에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 세상에 사는 한 당신이 찾는 모든 답을 알아낸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답을 찾았다 하더라도 만족하기보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정보를 캐내려 할수록 불안이 점점 더 커진다. 그리고 답을 찾아 헤매다 보면 바꾸지 못할 과거에 집착하고 현재를 돌아보지 못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이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왜`에서 `어떻게`로 관심을 돌려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역경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 고난을 이겨낼 방법을 배워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평생 이용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과거는 과거대로 놔두고 최상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남은 인생을 내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살 수 있을까? 등 왜 보다 어떻게 할지에 중점을 두기 시작하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이렇게 작은 한 걸음을 내딛기로 했을 때 불안감이 줄어 삶의 건강을 찾게 됩니다.
 
 요셉 성인은 삶의 이런 원칙을 아주 잘 지키고 산 분이셨고, 그래서 하느님의 깊은 신뢰를 받으신 것입니다. 요셉 성인의 품성에 대한 일화가 있습니다.
 
 천국 국무총리인 베드로 사도가 과로로 입원하자 하느님께서 신임총리를 뽑는다는 방을 붙였습니다. 내로라하는 지원자들이 몰려오자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데리고 화장실로 가시더니 "이제부터 청소 시작!" 하시고는 홀연히 어디론가 가버리셨습니다.
 
 엉뚱하게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된 내로라하는 사람들은 청소를 하기는커녕 "왜 내가 이런 더러운 일을 해야 하지", "왜 하필이면 나란 말인가"하면서 담배만 뻑뻑 피워댈 뿐 아무도 걸레를 잡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돌아오지 않으시자 모두 그냥 집으로 돌아갔는데 다음날 새 총리가 발표됐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후보자도 아닌 요셉 성인이 뽑혔습니다. 하느님께서 "너희는 내가 화장실 청소를 시켰을 때 왜 내가 이런 것을 해야 하는가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요셉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하면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깨끗하게 만들까만 생각하며 청소했기 때문에 그를 새 총리로 뽑았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시고는 "너희는 아직도 어깨에 힘이 빠지지 않았으니 오늘부터 어깨 힘 빠질 때까지 똥지게로 배설물을 퍼 나르거라"라고 하셨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형제님은 하느님께서 깊이 신뢰하시는 요셉 성인을 본받아 믿음직한 인생을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01-0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2

2역대 19장 7절
그대들이 주님을 경외하기를 바라오. 명심하여 일하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