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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호 신부의 생생 사회교리]<83>사회교리-그리스도인의 삶(2)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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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교리서」(1992년)는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신앙고백`, `그리스도 신비의 거행`(성사), `그리스도인의 삶`,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그것이다. 신앙고백도 성사도 기도도 우리 교우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용어다. 그 내용의 복잡성은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삶이란 말도 사실은 그다지 어려운 말이 아니다. 우리 말 `사람`은 `살다`의 이름씨인 `삶`과 `알다`의 이름씨인 `앎`이 결합된 말이라고 배웠다. 교리서 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러니까 `그리스도처럼 산다는 것을 아는 것`쯤으로 풀 수 있다.
 
 그리스도처럼 사는 길이 무엇인가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인간 존엄성, 인류 공동체, 하느님의 구원-법과 은총, 십계명으로 나눠서 풀이하고 있다. 교리서는 인간 존엄성에서 그 근거와 인권(인간의 기본적 권리들과 모든 권리의 원천이며 목적이 되는 생명권)과 국가의 의무를 가르친다.

 인류 공동체에서는 공동선, 보조성, 연대성, 재화(혹은 재화사용)의 보편 목적,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등을 가르친다. 십계명 부문에서도 흔히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처럼 단순한 종교적 계명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에서는 군 복무를 공동체에의 봉사로 가르치면서도 동시에 대체복무제와 국가의 의무를 가르치고 있다. `거짓증언 하지 말라`는 계명에서는 대중매체와 관련한 교리가 있으며,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계명에서는 국가의 가정에 대한 의무에 대한 내용들도 포함돼 있다.

 이를 요약하면 그리스도인이 현실에서(가정ㆍ문화ㆍ경제ㆍ정치ㆍ생태ㆍ평화ㆍ국제질서ㆍ법과 제도) 무엇을 실천하며 살아야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인지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교리서가 이렇게 현실의 문제를 교리로 제시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하느님 백성인 그리스도인이 바로 세상 안에서 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체험하고 있으며, 교회는 마땅히 하느님 백성과 인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주신 양심으로 인간다운 세상 만들어야

 얼마 전 폐막한 `신앙의 해`는 앞에서 소개한 「가톨릭교회 교리서」 출간 20년뿐만 아니라, 이 새 교리서의 배경이 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년) 개막 50년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이 공의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문헌은 「교회헌장」과 「사목헌장」이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사목헌장」의 구성과 내용을 거의 고스란히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성경과 공의회의 여러 문헌들, 「가톨릭교회 교리서」의 제3편, 교황 및 주교들의 가르침,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 백성의 신앙과 역사적 공동체적 체험 가운데 이른바 `현실` 혹은 `세상`과 관련한 것들을 정리한 「간추린 사회교리」를 교회는 2004년에 내놓게 된다.

 가톨릭 신앙인뿐만 아니라 교우가 아닌 분들은 가톨릭교회가 `세상` 혹은 `현실`의 문제에 대해 그토록 깊은 관심이 있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꽤나 생소할 것이다. 사람들은 물론 가톨릭 신앙인조차 이를 개입이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교회는 다음과 같이 인간에 대한 봉사라고 밝힌다.

 교회는 인류가 직면한 "고뇌에 찬 문제들에 대하여 인류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그 문제들을 복음에서 이끌어 낸 빛으로 비추어 주고(…) 구원의 힘을 인류에게 풍부히 제공함으로써, 하느님 백성(교회)이 들어 있는 온 인류 가족에 대한 연대와 존경과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다(「사목헌장」 3항).

 좀 더 구체적으로 교회는 인간다운 사회 건설을 이끌어야 할 원리들(인간 존엄함과 인권, 공동선, 재화의 보편적 목적, 보조성, 참여, 연대)과 더불어 근본적인 가치들도 제시한다. 이 사회생활의 근본 가치들로 교회는 "진리와 자유, 정의와 사랑"을 꼽는다. 아무리 우리 사회가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에 휩쓸려 거짓과 억압, 불의와 미움이 판을 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에게 주신 이성과 지성과 양심은 끊임없이 묻는다. 인간다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진리와 자유, 정의와 사랑을 실현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그래서 교회는 이 가치들을 "경제, 정치, 문화, 기술의 본질적 개혁과 필요한 제도 개혁을 이루도록 부름 받은 공권력의 필수적인 준거"로 제시하며, 더 나아가 "사람들이 내린 여러 가지 결정들 안에 이러한 가치들이 어떻게 수용되고 배척되는지 보여주고자 현세 질서에 개입한다"고 밝히고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197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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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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