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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신부의 생태영성으로 보는 샬롬과 살림의 성경읽기] (39) 다시 읽는 주님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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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예수님은 인간이 유혹을 통해 악의 힘에로 이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다. 이 유혹은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에게 불순종하게 만들고 그분을 저주하도록 하여 결국 우리를 악의 노예가 되도록 만드는 고통과 관련된다. 예수님 자신이 이 유혹을 경험하셨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세 가지 유혹을 받으셨다.(마태 4,1-11 루카 4,1-13) 악마의 행동 방식은 예수님을 세상의 성공에로 유혹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유혹들에 굴복하지 않으셨다. 이 유혹들과 투쟁하셨고 결국 하느님에 대한 신뢰를 선택하여 악으로부터 해방되셨다.

예수님의 활동 중에도 다양한 유혹이 있었다. 예수님이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셨을때 베드로가 그분에게 반박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태 16,21-23)라고 말씀하신다. 이와 같이 예수님은 베드로로부터 유혹받으셨다. 베드로는 세상적인 성공을 원했고 이 욕망은 그를 악마에게로 이끌었다. 그래서 베드로는 하느님의 길에 대한 예수님의 이해를 의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느님의 일을 앞세우신다. 훗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유혹에 저항하도록 초대하신다.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태 26,41)

이러한 예수님의 태도는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마태 16,26)라는 가르침에서도 잘 드러난다. 유혹의 본질은 사람들로 하여금 권력, 부, 지위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일에 자신을 투자하게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성공하고 이익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가르치신다.

예수님은 체포되시기 직전에 겟세마니에서 곧 닥칠 수치, 매질, 배신, 괴로운 죽음 등과 같은 고통들을 피하도록 기도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마태 26,39) 그러나 예수님은 하느님에 대한 충실함을 선택하신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예수님은 유혹받으셨으나 악의 손에 굴복하지는 않으셨다.

주님의 기도 중 마지막 간구에서 예수님은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기도하도록 가르치신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악에 저항하는데 있어 무능하기에 하느님의 충실하심에 의지하도록 초대하신다. 그래서 사회 정의와 생태 정의를 위한 하느님의 비전을 포기하도록 이끄는 일체의 유혹에 저항하도록 초대하신다. 악은 인간을 지배, 조종, 통제하여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방해하는 일체의 세력, 제도, 경향이다. 악으로부터의 해방은 예수님의 제자들로 하여금 탐욕과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세상의 논리에 순응하려는 유혹에 저항하도록 한다. 그것은 물질적인 부, 안락함, 성공을 위한 추구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오늘의 그리스도인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유혹에 직면한다. 우리는 예수님을 뒤따르는 길에서 대면하게 되는 고통들을 잘 알고 있으며 하느님 비전의 가치와 의미를 의심하게 만드는 여러 유혹들을 끊임없이 만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요약한다. 이 기도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이 무엇에 대하여 열정을 품으셨는지를 알게 된다. 예수님은 하느님 열정의 결정적인 계시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이 열정을 품으신 것에 대해 기도하게 된다. 즉 우리는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꿈을 기도한다. 따라서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의 꿈과 예수님의 열정을 위한 참여에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것은 우리의 세상을 돌보고 그것을 하느님이 원하시는 세상으로, 딴 세상으로 뒤바꾸는 과제에로의 초대이다.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취득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창현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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