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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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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황청 대사관이 교황청에 있나요?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 (11)‘신비의 성’ 교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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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이토록 아름답고 거룩한 도서관이 또 있을까? 천장과 벽이 온통 유명화가가 그린 성화로 장식된 바티칸 도서관 역시 바티칸의 ‘유일무이성(唯一無二性)’을 드러낸다. 도서관 내부는 촬영금지구역이지만, 도서관 측은 한국 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촬영을 허가했다.



교황청이라는 국가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가 적확할까요? 저는 ‘유일무이성(唯一無二性)’이라고 말합니다. 교황청과 같은 국가운영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 구성, 권력 구조, 정부 조직, 유구한 역사와 전통, 독특한 전례와 관행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유일무이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신비의 성(城)’일 것입니다.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로마에 오는 손님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특이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어떨 때에는 황당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오해도 많더군요. 자주 받은 질문 가운데 한국과 교황청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을 소개합니다.



“대사님, 제가 잠시 착각했네요. 사모님께서 바오로 대성당을 안내해 주신다고 말씀하시기에…. 사실은 좀 놀랐습니다. 가톨릭 신부님들은 결혼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인이 있다고 해서 말입니다. 이제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군요.”

오마이 갓!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유명한 고위 공직자인데, 이런 오해를 하고 있었다니! 이 분은 주교황청 대사가 가톨릭 신부일 것으로 생각했답니다. “저는 외교부 소속의 대한민국 공무원입니다. 직책이 주교황청 대사이고요. 한국은 엄격한 정교분리 국가여서 성직자가 공무원이 될 수 없습니다.”

주교황청 대사를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에서 파견한 신부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제가 가톨릭교리신학원(2년제)을 졸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모 대학 교수는 “신학원 들어가서 신부 안수받고 교황청 대사로 오셨구먼” 하고 말하더군요. 처음에 농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교황청 대사의 신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주교황청 대사관은 교황청 안에 있나요?” 정말 많이 듣는 물음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니요”입니다. 문자적 의미로는 ‘주(駐)교황청 대사관’이니 대사관 청사가 당연히 교황청에 있어야겠지요. ‘주독일’ 대사관은 독일에 있고 ‘주이탈리아’ 대사관은 이탈리아에 있으니, ‘주교황청’ 대사관도 교황청(바티칸)에 주재해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교황청 대사관은 교황청 안에 있지 않습니다. 이탈리아, 정확히는 이탈리아령의 로마에 있습니다, 어떤 분은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과 같네요, 하고 웃더라고요. 사실은 그 농담이 맞습니다. 교황청 안에 대사관 청사를 둔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바티칸 시국의 면적이 한국의 창덕궁 정도로 작아서 물리적으로 외국 대사관을 둘 수 없습니다.



“교황청은 가톨릭 국가잖아요. 주교황청 대사가 되려면 가톨릭 신자여야 하나요?”

이 또한 비교적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답은 역시 “아니요”입니다. 교황청은 완전한 가톨릭 국가지만 종교와 관계없이 세계 180여 개 국가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교황청 주재 대사들의 종교를 보면 무척 다양합니다. 아무래도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습니다. 개신교 신자와 불교 신자도 있고 무슬림도 있습니다. 물론 무신론자도 있지요.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미사 때 무슬림 복장을 한 대사들이 외교단석에 앉아 있는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청은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을 줄 때 종교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각 나라에서 교황청에 대사를 파견할 때 교황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가급적이면 가톨릭 신자를 보내지 않겠습니까. 한국의 경우 역대 주교황청 대사가 가톨릭 신자입니다.



“교황청은 성격상 남성이 주도하는 국가잖아요? 가톨릭 사제가 모두 남성이니까 말입니다. 여성 대사도 있나요?”

교황청은 교황부터 각 부처 장관이 모두 남성입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여성 평신도를 국무부 차관에 임명한 것이 큰 화제가 될 정도이니까요. 여성 차관은 교황청 역사상 처음입니다. 그렇지만 교황청 외교단에 여성 대사들이 많습니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필리핀 등 주요 국가들이 여성 대사를 두고 있습니다. 이라크 대사는 여성이면서 무슬림입니다. 그분은 모든 행사에 히잡을 착용하고 참석합니다. 여성 대사들의 활동이 무척 활발합니다. 전체 외교단과 별도로 여성 외교단이 조직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이백만(요셉, 주교황청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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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2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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