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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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밤, 새로운 하느님 깨닫는 과정의 영적 공허

[토마스 머튼의 영성 배우기] 39. ‘영적 어둔 밤’이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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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하삼두 스테파노



지난 호까지 토마스 머튼의 관상과 기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부터는 ‘머튼의 영적인 성장’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머튼의 영적 성장의 과정에 대한 고찰은 우리 각자의 영적 성장과 자기 변형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많은 머튼의 독자들은 그의 삶과 글을 접하면서 자신의 삶과 비교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의 방탕한 생활에 비난하거나 어린 시절의 외로움에 동정을 느끼다가, 갈등과 번민 속에서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 그의 의식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겪은 다양한 어려움과 고민을 들여다보며 점차 그의 삶 속으로 동화되어 간다. 또한, 후기 머튼의 성숙한 보편적인 신앙을 접하면서 자신의 영적 성장의 목표를 발견하게 된다. 필자 역시 머튼의 다이내믹한 영적 성장 과정을 접하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영적 변화에 큰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이 지면을 통해 머튼의 영적 성장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독자들 각자의 영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필자는 토마스 머튼에 대한 공부를 하기 전에 토론토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였고 ‘영적 치유와 성장’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 덕분에 머튼의 신앙의 성장 과정과 인간적 변화와 성숙의 과정을 심리학적인 측면을 통해 연구할 수 있었고,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영적 삶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머튼의 영적 변화의 과정을 심리학적인 관점과 영적인 관점에서 다음의 세 가지 주제로 다루고자 한다. 첫째는 영적인 성장에 대한 정의, 둘째는 머튼의 영적인 성장의 과정에 대한 신앙의 발달 과정의 비교, 셋째는 머튼의 영적인 성장의 과정과 우리의 영적인 성장이다.



영적인 성장이란 무엇인가?

예전에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뭔가 모를 답답함과 무미건조함 때문에 힘겨워하던 어느 교우분이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저는 지금 기도도 잘 안 되고, 마음이 너무 공허하고,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듯한 어둔 밤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합니다. 신부님, 과연 이 어둔 밤이란 무엇입니까?”

그 교우에게 필자가 이해하고 있는 ‘어둔 밤’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고, 그는 “자신의 영적인 어둔 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기뻐하며 돌아갔다. 사실 ‘영적 어둔 밤’에 대한 이해는 영적 성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여기에 그때의 답변을 정리하여 나누고자 한다.

‘어둔 밤’의 영적인 의미를 알지 못할 때, 그 단어 자체만을 두고 볼 때, 뭔가 막연히 영적인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하느님께서 전지전능하다면 왜 자신을 혹은 세상을 어둔 밤과 같은 고통 속에 내버려 두는가 하는 의문을 갖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세상의 모든 고통과 어둠을 없애시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세상의 죄를 없애셨지만, 오히려 세상의 고통을 짊어지셨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다. 그것은 단적으로 말해 세상의 고통과 어둠은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의 십자가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셨기에 우리 역시 삶의 고통과 어둠을 통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참된 구원으로 들어오기를 초대하고 계신 것이다. 이제 ‘어둔 밤’의 의미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영성 서적을 조금이라도 접한 독자라면 흔히 ‘어둔 밤’ 하면 십자가의 성 요한을 떠올릴 것이다. 성인은 자신의 저서 「어둔 밤」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새로운 빛을 맞기 위한 영적 정화의 과정


“새 인간, 즉 새로운 감각을 가지고 하느님께 창조된 인간을 만드시고자 이들의 능력과 애착과 감성을 모두 다 -영의 것이든 감각의 것이든 그리고 밖의 것이든 안의 것이든 벗겨 버리시고 지성을 어둡게, 의지를 메마르게, 기억은 텅 비게, 애착은 극도의 불안과 고민거리로 돌리시어서, 그전에 영적 보배들에서 느끼던 맛과 감각을 없애 주신다.”(제2편 3,3)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기존의 모든 빛이 사라진 듯한 ‘어둔 밤’은 새로운 빛을 맞이하기 위한 일종의 영적 정화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부라고 여겼던 영적인 기쁨의 맛을 모두 가져가시는 것은 새로운 기쁨을 주시기 위함이다. 이를 좀 더 풀어 설명하면 ‘어둔 밤’은 기존에 알고 있던 하느님을 넘어 새로운 하느님을 깨닫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영적인 공허나 무기력 상태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박재찬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부산 분도 명상의 집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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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4-0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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