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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4) 연옥이 뭐예요

죽은 영혼들이 정화하는 ‘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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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옥은 하느님 은총 속에 죽었으나 천국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지 못한 영혼들이 천국을 누리기 위해 정화 과정을 거치는 상태를 말한다. 그림은 단테 신곡에 나오는 연옥 이미지.






나처음: 미사 중에 신자 한 분이 나와서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합시다라며 기도를 바치던데 연옥이 뭔가요. 난생처음 듣는 말이어서 지금도 그 단어가 머리에 맴돌고 있어요.



조언해: 연옥(燃獄)은 천국 또는 천당이라고 하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전에 생전에 지은 죄에 따른 벌을 정화하는 곳이야. 가톨릭교회만이 연옥 교리를 갖고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착한 자는 천국에 가고 나쁜 사람은 지옥에 떨어진다는 이분법적인 심판보다 정화의 시기를 거쳐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연옥 교리가 참 인간적이고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교리라고 생각해.



라파엘 신부: 언해가 연옥에 관해 간단명료하게 잘 설명해 주었구나. 가톨릭교회는 11월을 ‘위령 성월’이라 하여 세상을 떠난 이들, 특별히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한단다. 교회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이유는 현세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지상 교회)뿐 아니라 이미 하느님 나라 영광 중에 살아있는 성인들(천상 교회)과 연옥에서 정화 중인 이들(정화 중인 교회)이 함께 친교를 이루고 있는 신앙 공동체이기 때문이란다.

연옥을 이해하려면 죽음 이후의 내세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잘 알아야 하겠지. 가톨릭교회는 ‘사말(四末) 교리’라 하여 죽음, 심판, 지옥, 천국에 관해 설명하면서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가르친단다. 그 이유는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예수님께서 죽으셨다가 부활하시어 승천하셨기 때문이다.

교회는 ‘죽음’을 원죄의 결과라고 정의해. 죽음은 창조주 하느님의 뜻과 어긋나는 것으로 죄의 결과로 세상에 들어왔지. 하지만 이 죽음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소멸이 아니라 구원이라는 새 삶의 시작으로 바뀌었단다.

죽음 후에는 ‘심판’이 반드시 따라요. 심판은 죽음 직후에 이루어지는 ‘개별 심판’(사심판)과 세상 마지막 날에 있을 ‘최후 심판’(공심판)으로 나뉜단다. 개별 심판은 각 개인의 지상 생활의 행실과 믿음을 결산하는 것이야. 그 결과 천국, 연옥, 지옥에 드는 것이지. 최후 심판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있게 될 총체적 심판이야. 이 심판의 기준은 ‘얼마나 사랑하고 살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지.

‘천국’은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 궁극적인 만남이라고 설명해. 하느님과 일치된 삶을 통해 완전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지. 반면 ‘지옥’은 하느님과의 완전한 단절을 뜻해.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최종적 거부로 하느님과 영원히 결별한 상태를 말한단다. 그 결과는 고통과 괴로움이야.

천국과 지옥은 ‘이미’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단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이미’ 시작한 천국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성경과 성사, 그리고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며 천국의 행복을 미리 경험하고 있단다. 지옥도 일상에서 맛보고 있지. 미움과 분노, 다툼, 시기 등을 통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등지면 얼마나 지옥 같은지 모두 체험하고 있지.

‘연옥’은 죽음 후의 정화를 의미해. 하느님 은총 속에 죽었으나 천국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지 못한 영혼들이 천국을 누리기 위해 정화 과정을 거치는 상태를 말하지. 한자어 연옥은 우리말로 ‘불감옥’을 뜻하지만, 이는 단지 라틴말 ‘Purgatorium’(푸르가토리움, 정화하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란다. 왜 금과 은이 불에 단련돼 불순물을 제거해야 하듯,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 하느님과 하나 되기 위해 생전에 지은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상태가 바로 연옥이라고 해. 이 연옥 상태에서 인간은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개방하고 정화하면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기대어 하느님과의 일치를 희망한단다.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 중 하나가 이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를 바치는 거란다. 죽은 이들이 영원한 행복에 이르게 하도록 기도로 연옥 영혼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지. 그래서 교회는 특별히 11월을 위령 성월로, 또 11월 2일을 위령의 날로 정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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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0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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