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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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영성 이야기] (38) 저를 그리스도인이 되게 해 주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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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라고 선포하였다. 교회 초창기를 떠올려 보면 더욱 그 말씀에 공감이 간다. 초대 교회는 어쩌면 성모님 품에서 자라났을 것이다. 사도들의 온갖 고충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격려하셨을 성모님, 말씀을 태중에 품으셨던 분이시니 누구보다 말씀 자체가 되시어 사도들의 울이 되어 주셨을 것이다. 하느님 백성을 친교로 모아들이는 그런 모성적 사랑이 바탕을 이루기 때문인지 교회를 ‘어머니인 교회’라고도 부른다.

1943년 시작된 포콜라레운동이 교회 공식 인준을 받기까지도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비오 12세 교황님의 확고한 신뢰와 지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물결이 성령 인도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데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검증이 필요했던 것이다.

끼아라 루빅은 이때 교회에 철저히 순명하였다. 마치 성모님께서 당신을 온전히 하느님 뜻에 맡겨 드린 모습과도 닮았다. 어머니이신 교회는 1962년 성 요한 23세 교황님을 통해 결국 이 시대에 필요한 하나의 영성 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길을 마리아사업회에 열어 주었다.

아침에 첫 기도로 “주님, 저를 창조하셨고 그리스도인이 되게 해 주셨고 지난밤에 지켜 주셨으니 감사하나이다”라고 기도할 때마다 감동을 느낀다. 그리스도인이 되었기에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게 되었고, 십자가 의미를 배울 수 있었으며, 성령의 손길도 느끼게 되지 않았는가! 인생 목적지를 알게 되었고, 사랑 많은 이들을 만난 것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교회가 없었다면 누가 나를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였을까 생각하면 2000년을 이어 온 교회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사회가 변하고 사람들 의식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보편 교회의 기능에 대한 부적응이나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게다가 교회의 상처가 가감 없이 드러나고도 있다. 끼아라는 그 상처조차 우리 것이라고 하였다. 그 상처를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워 갚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 자신도 진정한 교회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정작 교회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는 여전히 굼뜰 뿐인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포콜라레 영성을 충실히 사는 것이 교회를 사랑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여긴다. 각자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뜻이 있다면, 나에게 이 영성을 접하도록 이끌어 주신 분도 그분이시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영성이 교회 정원에 피어난 꽃 중 하나라면 이 꽃이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피어나도록 하는 것이 내 몫이기도 할 것이기에 그렇다.

이런 글을 쓰는 일도 그 사랑을 표현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여긴다. 사실 거룩함이란 갈수록 아득해지고, 삶은 더욱 허물투성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나를 이야기하는 것만큼 민망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하잘것없는 경험이라도 누군가에게 작은 선물이 된다면 그런 자격지심조차 봉헌해야 함을 알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한동안 모든 미사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그로써 교회는 우리 삶에서 더욱 절실해졌고 교회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방송으로 미사를 보면서도 봉투에 매주 미사 헌금을 모았다. 그리고 내 생각을 지인들과도 나누었다. 낯선 상황에서 미처 생각지 못했노라고 말하며 그렇게 해야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얼마 후 본당에 따라 헌금을 이체할 계좌가 공지되기도 했지만…. 열 몇 번을 그렇게 모았을 즈음 미사가 재개되었고 하느님께 그리고 교회에 그 작은 사랑 표현이라도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장정애 (마리아고레띠·마리아 사업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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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9-2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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