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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왕벚나무 찾아낸 프랑스 신부의 선교 여정

에밀 타케의 선물 / 정홍규 지음 / 다빈치 /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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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조선 땅을 밟은 프랑스 선교사 에밀 타케(1873~1952, 파리외방전교회) 신부. ‘엄택기’라는 한국 이름으로 사목한 그는 식물학자였다. 제주도에 13년간 머물며 1만 점이 넘는 식물을 채집했고, 제주에서 왕벚나무가 자생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같은 시기, 일본에서 선교사이자 식물학자였던 위르뱅 포리 신부에게 왕벚나무를 보내고, 답례로 받은 온주밀감 14그루는 현재 제주 감귤 산업의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경운동가 정홍규(대구대교구 원로 사목자) 신부는 타케 신부가 살아온 삶의 자취를 탐사했다. 정 신부는 2014년 대구대교구청 앞에 살았던 김규씨를 통해 타케 신부를 알게 됐다. 맨손과 발품으로 한라산을 올랐던 타케 신부는 기초적인 식물 분류법조차 몰랐던 그저 선교사일 따름이었다. 정 신부는 그런 타케 신부의 삶에 매료됐다. 무엇보다 식물학자 신부의 선교 여정을 조명하고 싶었다. 식물 채집과 선교의 접점을 삶에서 어떻게 통합시켰는지를 다루고 싶었다.

책은 타케 신부가 조선에 들어와 1952년 선종하기까지의 삶을 다뤘다. 그가 심은 왕벚나무 사진과 함께 식물학에 대한 그의 공적을 기려 학명에 타케티(taquetii)가 붙은 125종의 식물도 소개했다.

“환경이 바깥으로 향하는 것이라면 생태는 안으로 움직인다. 환경은 지식과 정보, 데이터 중심으로 접근하지만, 상호 연결성, 관계성, 그리고 더 큰 진화의 맥락으로 이해하도록 배우는 것은 생태 리터러시다.”

정 신부는 이같이 밝히며, “한라산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을 환경이라고 한다면, 한라산에서 행성 지구와 인간이 상호 관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생태 리터러시”라고 말했다.

저자는 “가톨릭은 선교를 넘어 자연의 영성으로, 식물학계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세대를 위한 생태 교육과 체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생태 영성을 바탕으로 통합생태론적인 삶을 살아내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겼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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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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