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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를 위한 돈보스코 상담실 (21) 학교 수업시간에도 만화책을 읽는 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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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학교 수업시간에도 만화책을 읽는 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초6학년 딸이 만화책을 너무 좋아합니다. 수업시간에 만화책을 읽었다는 소리를 선생님께 들었을 때는 얼마나 속상하던지요. 혼을 내면 조금 안 읽는가 싶더니 어디서 몰래 읽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딸이 만화책을 안 보게 될까요?



A. 만화책에 대한 편견 버리고, 읽기 적합한 만화책이나 관련된 도서를 추천해 주세요.

학교 수업시간 중에도 만화책을 보는 자녀 때문에 무척 고민하는 부모의 심정이 전해집니다. 그러면서 자녀가 어떤 종류의 만화책을 읽고 있는가에 조금 더 신경이 쓰입니다.

어른들은 사물이나 아이들의 행동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것, 저것은 나쁜 것, 즉 만화책은 부정적인 것, 일반책은 긍정적인 것. 먼저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책이라도 읽는 게 어디냐고, 아예 아무 책도 안 읽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접근을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런 마음으로 만화책을 즐기는 내 딸을 바라보면서 아이가 어떤 스타일의 만화가를 좋아하는지, 그 작가는 누구이며, 만화의 종류, 만화책을 통해서 무엇을 생각하고, 얻는지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이의 관심사나 또 향후 아이의 진로까지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부모의 공감을 얻을 때 아이의 기분은 어떨까요?

요한 수사님은 그룹 홈에서 만화책을 교과서 대신 넣어가지고 다니는 아이를 지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 수사님은 아이의 만화책을 뺏고 못 보게 하기 보다는 왜 만화책을 가지고 다니는지 아이와 이야기 하던 중 아이는 만화책에 나온 그림을 독학으로 연구하고 모방하고 스케치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사소한 행동이나 일들은 아이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료인 것입니다. 때때로 아이의 사소한 행동이 어른들의 관심 속에 아이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기숙사의 한 꼬마가 어느 날 선생님의 손에 붙들려 요한보스코의 사무실로 왔습니다. 꼬마는 요한보스코의 책상 밑에 들어가 손가락으로 피아노 연주를 하며 놀았습니다. 평소에도 꼬마는 부서진 나무 막대기를 치며 피아노 연주를 즐겼습니다. 요한보스코는 꼬마의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선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우게 합니다. 꼬마는 그 후 교회 전례음악의 대가, 그리고 살레시오 사제에 이어 가톨릭교회의 추기경이 됩니다.

요즘은 독자를 위해서 성인전이나 역사, 과학 등 우량도서를 만화로 출판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만화책을 좋아한다. 만화책을 많이 본다. 이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딸이 보는 만화책이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의 만화를 본다면 이와 관련된 다양한 서적도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읽기에 부적절하다면 나이에 맞는 종류를 볼 수 있도록 지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딸아이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집중력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을 지도할 때 혼을 내거가 윽박을 지르거나 체벌을 하는 것은 이미 많은 교육자들이 교육적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험기간 인데도 만화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읽는 학생에게 왜 읽느냐고 물어보니 스트레스 해소가 가장 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은 ‘만화가’ 특히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답니다. 몇 시간 째 책상에 앉아 웹툰 만화나 만화책을 볼 때면 너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이런 학생에게 만화책을 못 읽게 해야 될까요?

아니면 그 학생이 좋아하는 웹툰 만화 작가가 좋아하는 책, 영화 등을 소개해 주면서 자신의 가치관이 만화에 녹아들게 하려면 지금부터 다양한 책을 골고루 읽으면서 폭넓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 준다면 그 학생의 기분이 어떨까 상상해 봅니다.


김인숙 수녀 (살레시오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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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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