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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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그림전-해뜨면 노래하고 비오면 듣지요’ 여는 하삼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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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수묵화를 주로 그리는 한국화가 하삼두(스테파노ㆍ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자유대학원 외래교수) 화백의 하루는 미사와 성무일도로 시작된다. 그 다음 그날의 말씀을 하루 종일 새기며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

하 화백은 이렇게 그린 작품들 중 일부를 5월 27일~6월 2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3전시실에서 열리는 ‘하삼두 명상그림전-해뜨면 노래하고 비오면 듣지요’를 통해 공개한다.

단 하루도 그림을 그리지 않는 날이 없다는 하 화백은 “내 그림은 하느님께 드리는 일일 보고이자 그림일기, 신을 향한 화답송”이라고 표현한다.

평생 한 가지 소재만을 그리거나 비슷한 작품을 연달아 만드는 작가도 있지만 하 화백은 절대 자기 모방을 하지 않는다.

“매일 새롭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새로워지려면 말씀밖에 없더군요. 하루 종일 말씀을 계속 생각하면 곁눈질을 못하게 됩니다.”

그는 특히 시편을 묵상하는 작업을 많이 한다.

시·서·화가 한데 어우러지는 문인화를 이루는 요소 중 중요한 두 가지는 제사발문(題辭跋文)과 점경(點景)이다.

제사란 작품 앞에 제목처럼 쓴 글이고 발문은 작품 뒤에 쓴 관련 글을 칭한다. 점경은 그림 안에 작은 사람이나 사물을 그려 넣어 정취를 더하는 것을 말한다.

하 화백은 제사발문과 점경을 쓰고 넣기에 시편이 적합해 시편을 표현한 작품을 많이 그린다고.

점점 우리 것이 사라져 가는 풍토는 화단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묵화를 고집하는 하 화백이 말하는 수묵화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화선지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가 주로 사용하는 종이는 티슈처럼 얇은 당지다.

당지는 물을 쉽게 흡수해 덧칠을 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인데, 하 화백은 이를 두고 “우리 삶과 우리가 내뱉은 말처럼 거둬들일 수 없는 점이 같다”고 말한다.

또한 물을 받아들일 만큼 받아들이고 여백에게 양보하는 것, 은은히 배어나오는 예상할 수 없는 번짐, 생명의 기운처럼 퍼져나가는 후광과 같은 여백의 미 또한 오직 수묵화로만 표현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더욱 작업에 몰두하게 됐다.

“어려운 시기에 예술인이 뭘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어요. 결국 예술가의 사회적 소명이자 정체성은 열심히 기도하면서 얻은, 뭐라 부를 수 없는 창조주께서 주시는 메시지를 복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하 화백은 오는 10월 3일부터 6주간 독일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 72점을 모은 초대전을 갖는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라는 전시명은 1911년 독일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노르베르트 베버 아빠스의 한국 여행기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따온 것.

그는 2017년과 2018년 아프리카 토고를 돕는 자선전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열었던 인연으로 이번 초대전을 갖게 됐다.

해마다 오딜리아 연합회 총회가 독일 모원에서 개최되는데 그 시기에 맞춰 하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 수익금은 성 베네딕도회 쿠바 수도원을 위해 쓰인다.

매일 다른 그림을 그리는 그에게 하루의 의미는 남다르다. 어찌 보면 오늘이 어제 같은 비슷한 일상이 지루하게 반복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하 화백은 일상이 가장 소중하다고 힘주어 말하며, 특히 정리는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하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갈 곳을 제대로 정해 놓고 가야 올바른 곳에 이를 수 있습니다. 하루도 그렇고, 작업도 그렇고…, 인생도 마찬가지죠.”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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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5-1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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