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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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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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을 비롯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중동분쟁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살았던 시대에 존재했던 폭력과 광기의 현장은 2020년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시집 「폭력과 광기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등을 통해 이 시대의 폭력과 그로 인해 피해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로 알려온 이승하(프란치스코) 시인은 “저는 중동의 폭력 사태를 외신으로 수시로 접하면서 이 땅의 사계절이 아름답다고 예찬하고 미담들이 훈훈하다고 미소 지을 수 없었다”며 “내면의 깊은 우물에 두레박을 내릴 수도, 난수표의 미로 속을 헤매 다닐 수도 없었기에 그런 시를 쓰게 됐다”고 말한다.

‘예수와 폭력’. 생경한 두 주제를 연결한 시인은 예수를 매개로 폭력의 문제를 묵직하게 드러낸다. 시인은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계 곳곳의 아픔들을 살핀다.

이스라엘 무차별 공습에 손자를 잃은 팔레스타인 할머니가 이스라엘 군에 뛰어 들어 자폭한 사건을 아파하며 ‘어제 떠난 할머니는 정부군에게/아들과 손자를 잃었다/다 잃어 자기 목숨밖에는/더 버릴 것이 없었다’고 썼다. 티베트 독립을 외치다 분신자살한 20대 청년을 향해서는 ‘그대만 그렇게 불이 되어 사라지면/그 나라의 불씨는 누가 간직하는가’라고 탄식의 말을 남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4·19와 5·18 등 역사적 비극과 조류독감·구제역·아프리카돼지열병, 아동성폭력, 세월호 참사 등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고발하고 반성한다.

이승하 시인은 예수와 폭력을 연결한 이유를 이렇게 전했다.

“폭력을 이긴 사랑, 그것이 기독교 정신일 텐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온갖 폭력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예수가 태어난 땅과 그 근처에서 말입니다. 저는 사랑하라고 외친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한 그 당시 사람들이 지금도 이 지상에 즐비하다고 믿고 있기에 펜을 들어 그들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참한 폭력의 현장을 살피던 시인은 곧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예수 그리스도를 찾는다.

‘내가 버린 예수/매일 만났었구나 매일 헤어졌었구나/정신병원에 면회 가도 교도소에 면회 가도/만날 수 있는 수많은 예수 그리스도여’(‘내가 버린 예수’ 중에서)

‘고뇌했던 인간 주 예수 그리스도를/성경에서 만나고 성당에서 만나고/출근길 전동 열차 안에서 만난다’(‘그림자와 함께’ 중에서)

그리고 시인은 폭력과 광기가 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쳐준 ‘폭력을 이긴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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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6-0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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