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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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경축 맞아 조각 전시회 여는 의정부교구 염동국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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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편안함. 올해 은경축을 맞아 첫 전시를 여는 조각가 염동국 신부(의정부교구 남양주 금곡본당 주임)의 작품세계다.

염 신부는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쉽고 편한 작품을 추구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편안하다. 뾰족할 것이라고 떠올리는 가시 면류관도 부드러운 곡선으로 재해석했다. 그래선지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 주제도 ‘TOUCH’(터치)로 잡았다.

전시에서는 작품 약 20점을 선보인다. ‘피에타’(Pieta)를 다양하게 해석해 낸 작품들을 비롯해 ‘듣는 성모상’과 성모자상, 십자가, 십자가의 길 14처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피에타’ 중 한 점은 세월호 당시 시기가 묘하게 맞아 희생자 고(故) 박성호(임마누엘)군을 기리는 ‘성호성당’에 갖다 놓기도 했다. 바닷가에 서 있는 어머니가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형상을 한 작품이다.

또 그는 이번 전시에 교회를 향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담았다. 그가 만든 고해소가 참 인상적이다. 초록색 의자 옆에 무릎을 꿇는 자리가 만들어져 있다. 으레 초록색 의자에 고해 사제가 앉겠거니 하겠지만 반대다. 그는 “어느 글에서 고해성사는 스승이 무릎을 꿇고 제자의 발을 닦아 주는 세족례와 같다는 말을 봤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반대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가 조각을 시작한 것은 약 10년 전이다. 제일 처음에는 선물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의 첫 작품은 ‘만삭의 어머니’. 이후 군종교구 육군 동해본당에서 프란치스코상 제작을 부탁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주로 성물 작업을 하는 그는 만질 수 있다는 느낌을 강조한다. 십자가는 형태에 집착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내며, 성모상에는 베일이나 후광 등을 없애는 등 최대한 친근하게 만든다. 이것이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태어나는 육화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그래야 하느님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그는 “성물은 보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만지기도 하고 부비기도 하는 것”이라며 “외국에 있는 십자가 중에 사람들이 하도 만져 표면이 벗겨진 십자가가 있는데, 그 안에는 사람들의 기도와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본당에 있는 14처도 사람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낮게 설치했으며, 성수대 위에 있는 손도 신자들이 만질 수 있는 위치에 뒀다. 모두 그가 만든 작품이다. 14처를 만들 때에도 친근함을 주기 위해 주로 사람의 손이나 발을 이용해 표현한다.

염 신부는 그가 걸어 온 모든 삶이 우연이라고 거듭 말했다. 학창시절 미술을 좋아했지만 ‘우연히’ 신학교에 입학했고 사제가 돼서도 ‘우연히’ 다시 미술을 하게 됐다는 것.

하지만 그가 내민 서품 성구를 보면 그의 삶이 우연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5년 전 우연히 고른 “나는, 너희를 종이라 부르지 않고 벗이라 부르겠다”(요한 15,15)는 성경 구절은 현재 그의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하느님을 벗으로 여기며 사제가 된 염 신부. 쉽고 편안함은 그의 사목 방향이기도 하다. 그는 은경축을 맞아 사제로서 살아온 삶의 한 매듭을 짓고 싶다면서 “앞으로는 ‘꼰대’ 소리 안 듣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조각가다운 소감을 전했다.

“사제가 된 지 벌써 25년이 됐습니다. 제 삶의 매듭들이 관절 같은 마디가 됐으면 좋겠어요. 관절이 많으면 좀 더 유연해지겠죠. 은경축을 맞아 좀 더 유연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7월 15~27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2전시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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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7-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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