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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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에 죽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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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였던 A씨는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에 흥미와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그 허무감을 달래기 위해 찾은 것이 술이었다. 처음엔 동료들과 가볍게 마시는 정도였지만 어느새 횟수가 늘고 귀가 시간도 점점 늦어지게 됐다. 결국 A씨는 술을 마시면 아내와 자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은 A씨는 술 때문에 수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고 15년간 몸담았던 교단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스트레스를 풀고자 가볍게 마신 술이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상황.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를 찾은 이들은 A씨처럼 스트레스를 못 이겨 술로 버티다 무너진 경험을 토로한다.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장 허근 신부 역시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경험이 있다. 교우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 때로는 고통을 잊기 위해 입에 댄 술이 어느새 허 신부의 삶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미사 시간에 늦는 경우가 잦아졌고 결국 아침까지 술에 취해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허 신부는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본인처럼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남은 사제 생활을 봉헌하기로 결심한다.

허 신부는 “그저 술을 과하게 즐기는 정도, 의지가 약한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알코올 중독은 그보다 무서운 병”이라고 경고하며 “하지만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은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알코올에 의존하는 이들은 스스로 알코올 중독자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패배자라는 낙인이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허 신부는 “의지가 약한 사람이 알코올 중독에 걸리며 알코올 중독자는 패배자라는 생각이 알코올 중독을 인정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알코올 중독은 여러 가지 핑계로 때를 놓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허 신부는 알코올 중독의 정의와 폐해, 알코올 중독자들의 완치 사례와 함께 알코올 중독 자기 진단 검사도 책에 실었다. 알코올 중독은 그 피해가 가족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에 함께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3장에서 알코올 중독자를 위한 가족의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또한 진정한 회복을 위한 방법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기’, ‘지속적인 단주 생활을 위한 모임’, ‘A.A.의 12단계 기도문’도 소개한다.

허 신부는 “교회의 역할은 중독자들이 치료할 수 없는 낙인의 대상이 아니라 회복을 통해 하느님과 일치된 삶을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돕는 데 있다”며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중독에서 건져 주고, 알코올 중독자 가족들에게 작지만 실질적인 위로와 희망의 빛을 전하고자 이 책을 통해 내 경험담을 솔직하게 나누고자 한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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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7-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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