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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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사다리」 번역한 허성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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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승 생활의 근본 목적은 ‘하느님을 찾는 삶’, ‘복음에 따르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복음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며,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결국 나아가는 길은 본질적으로 같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장 소임을 맡고 있는 허성석 신부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하고 설명을 덧붙인 책 「천국의 사다리」는 수도승 영성 전통을 종합한 고전이다.

6~7세기 무렵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저자 요한 클리마쿠스는 동방 수도승 영성을 종합함으로써 비잔틴교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의 생애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시나이산에 있는 성 가타리나 수도원 수도승이었으며 40년 동안 시나이산 기슭 톨로스에 있는 한 동굴에서 은수자로 살았다. 이후 수도원 아빠스로 수년간 공동체를 다스리다 노년에 장상직을 양도하고 다시 은거, 649년경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요한 클리마쿠스가 쓴 유일한 작품이 「천국의 사다리」다. 수도승 영성의 결정체라 불리는 이 책은 수도승 전통과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금욕생활과 관상생활에 대한 풍부한 가르침을 중심으로 한 30개 단계(담화)를 제시한다. 수도승들이 한 단계씩 그 길을 따라가며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허 신부는 “내용은 크게 세상과의 결별, 수행생활, 하느님과의 일치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며 “세상에 대한 포기와 이탈을 전제하고, 본격적으로 악습 혹은 욕정과의 치열한 내적 싸움이 전개되는 수행생활을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뤄가는 여정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창세기에서 야곱이 본 ‘땅에서 하늘로 세워진 사다리’ 형상을 사용한다. 이 사다리의 30개 단계를 밟고 올라가 마침내 하느님과의 일치라는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작품에서 말하는 수도승이란 결국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이며, 거룩한 산에서 보이지 않는 분과 친교를 이루는 ‘새로운 모세’와도 같은 존재를 일컫는 것이다.

허 신부는 지난 2011년부터 책을 번역하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수도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그리스도인의 영성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 이 작품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번역을 시작한 것이다. 현대어로 된 참고 텍스트는 영역본과 이탈리아어 역본, 프랑스어 역본 등이 있었는데, 허 신부는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영역본이나 프랑스어 역본 대신 그리스어 원본과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어 역본을 선택했다. 허 신부는 “이탈리아어 역본은 번역된 지 오래됐고 생경한 단어와 문장들이 많아 번역에 애를 먹기도 했다”면서도 “보다 체계적으로 원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작업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국의 사다리」는 수도승 생활의 정점을 체험했던 한 수도승이, 그 정점에 이르는 길을 실천적인 단계로 표현한 걸작이다. 허 신부는 “이 책이 영성 생활을 진보시키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하느님과의 일치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튼튼하고 안전한 사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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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1-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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