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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 제작한 민병훈 감독

"가톨릭적 소재 바탕으로 구원 찾는 과정 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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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훈(바오로) 영화감독은 1998년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대상과 테살로니키영화제 은상을 수상,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며 데뷔했다.

따스하고도 간결하게 묻어나는 삶에 대한 ‘진정성’. 그가 영화 안에서 그려내는 주요한 메시지다. 그러나 민감독의 영화는 인간 내면의 진실과 영혼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강조한 작가주의를 고수한 덕분에 대중의 폭넓은 호응에서는 살짝 비켜온 것도 사실이다.

민감독은 가톨릭신앙에 근간해 인간근원를 심층적으로 그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를 비롯해 동구권 작가들의 작품에 빠져들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느리고 어둡고 또 진지하기에 재미가 없는 듯 하지만 궁극적으로 약자의 편을 드는 동구원 영화의 매력이 그의 감성을 흔들었다.

어렵거나 혹은 표현이 불친절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민감독은 흥행과 명예, 유행 등을 이유로 정신을 굽히지 않는다. 남은 몫은 ‘관객의 선택’으로 남겨둔다.

최근에는 신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 ‘포도나무를 베어라 Pruning the Grapevine’를 내놓았다.

이 영화는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신에 대한 불신, 용서와 화해, 그리고 구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옛 여자친구를 버린 죄책감을 품고있는 신학생 수현은 깊어가는 갈등과 두려움으로 성직자의 길을 포기하려 한다. 그러나 피정 중 여자친구를 닮은 헬레나 수녀를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를 베어내고 성소를 찾는 과정이 이어진다.

“갈등하는 등장인물들에게 하느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두려움에 직면하게 하는 것입니다. 두려움에 직면해 자기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결심하도록 이끄시는 것이지요.”

특히 민감독은 ‘사람이니까’라는 핑계로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현실만을 탓하며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는 현대인들의 모순을 수면으로 끌어올린다.

종교영화라는 선입견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이 영화는 종교영화가 맞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한국 영화에서는 종교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종교를 도구로써 이용만 한 작품이 대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가톨릭적 소재를 바탕으로 개개인이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 진정한 구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포도나무를…’은 기존 영화와는 달리 예술영화 전용관이 아닌 일반 개봉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가톨릭교회와 신자들은 영화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안타까운 형편이다. 특별시사회 이후 개신교측에서는 자발적으로 토론회와 시사회 등도 마련하고 있다.

오는 2월 22일 CGV를 통해 정식 개봉되는 이 영화는 1월 24일 오후 8시30분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리는 특별시사회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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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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