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국가공동체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주교는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6일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선거는 국가를 통치할 대통령을 선출하여 그 직무를 위탁하는 중요한 행위"라며 "정치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버리고 권력의 원천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는 마음가짐으로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주교는 "유권자는 개인 이익이나 지연ㆍ혈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며 권력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해 헌신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거짓과 위선으로 국민을 속이는 자들을 가려내야 한다"며 "도덕성을 갖추고 책임의식이 있는 후보를 선출하면 그만큼 정치질서가 정립되고, 경제정의와 함께 사회 윤리의식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선거관리와 언론 보도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이 주교는 "왜곡되고 불공정한 보도는 언론의 타락이자 민주화에 역행하는 불의"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에 대해 이 주교는 인권주일 담화에서도 "그리스도인 역시 정치와 사회이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이러한 견해와 사상의 차이는 연대적 인도주의 안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신앙인은 보수와 진보를 포함하는 인권과 사회교리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주교는 "가톨릭 사회교리는 국민은 자신들이 자유롭게 선출한 대표에게 주권의 행사를 위임하지만, 통치임무를 맡은 이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그들이 충분히 역할을 못할 때, 보다 나은 인물로 교체할 수 있는 특권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고 상기시켰다(「간추린 사회교리」 395항 참조).
이 주교는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이나 국민 모두가 역사인식을 바르게 하고,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해야 한다"며 "투명하고 정직하며 도덕성을 갖추지 않고는 정치 지도자로 나설 수 없다는 인식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평위는 최근 대선과 관련해 신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자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가톨릭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대선 후보자의 공약을 복음적 시각에서 검증하고 이 내용을 서울주보 9일자에 실었다. 또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와 정평위 주최로 11월 27일 연 세미나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지속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를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