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일(제대 가운데) 주교를 비롯한 전국 교구 주교들이 21일 교황즉위 경축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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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21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 프란치스코 즉위 경축미사를 봉헌하고 새 교황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주례하고 오스발도 파딜랴(주한 교황대사)ㆍ염수정(서울대교구장)ㆍ김희중(광주대교구장)ㆍ조환길(대구대교구장) 대주교를 비롯한 주교단과 사제단이 공동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최홍준(파비아노) 회장을 비롯한 신자 1200여 명이 참례해 새 교황 탄생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강 주교는 강론에서 "교종(敎宗)은 첫 강복을 하기 전 먼저 신자들에게 허리를 굽혀 기도를 부탁하는 등 권위를 내세우는 것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면서 "이렇게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지도자를 갖게 된 천주교는 정말 복 받은 교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론 및 축사 요약 2면
강 주교는 또 "교황을 지칭하는 용어가 8개나 되지만 교종은 즉위미사 강론에서 자신을 `로마의 주교`라고 표현하셨다"며 "이는 가난하게 살았던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권위와 명예를 생략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강론 내내 `교종`이라는 다소 생소한 호칭을 사용했다. 강 주교는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하신 그분의 복음적 영성을 드러내는 데 임금이나 황제를 뜻하는 `교황(敎皇)`이라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교황은 첫 강론에서 주님 십자가를 지고 걸어갈 용기를 갖고,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주님의 피 위에 교회를 세워 그리스도를 유일한 영광으로 고백하자고 호소했다"며 "이것이 바로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이어 "교회는 주님 앞에서 그리스도이신 모퉁잇돌 위에 교회를 세우고 그리스도를 증언하여야 할 것"이라며 "교황님의 사명은 명예가 아닌 섬김"이라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