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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체제, 화해의 손길 내미는 데서 시작"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달]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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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헌 주교는 "신앙인들에게 가장 큰 무기는 기도"라며 "`기도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주님 말씀을 기억하며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고리기도에 동참해 줄 것"을 신자들에게 간곡히 당부했다.
 
 
 해마다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전후해 기도운동을 펼쳐왔지만 올해는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정전 60주년`의 해여서다. 그래서 5월 24일 의정부교구청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를 만났다.

1ㆍ4후퇴 때 4살 나이로 부모 등에 업혀 평양을 떠나온 이산가족이기도 한 이 주교는 올해가 더 특별하다며 교회 공동체에 `회개`를 주문했다.

 이 주교는 "같은 민족끼리 이렇게 오랫동안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60년간 적대시하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교회는 물론 우리 겨레가 우선해야 할 일은 회개이고, 그래야 용서도 가능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래서 이 주교는 올해 처음으로 민족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는 기도를 전 교구가 이어가는 `고리기도`를 제안, 각 교구별로 공문을 보내 이틀씩 고리기도를 이어갈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전쟁 발발 63주년을 맞는 25일엔 파주 참회와 속죄의 대성당을 봉헌하고, 28일 심포지엄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평화의 길을 모색한다.

 "60년 동안 적대와 증오, 갈등으로 얼룩진 질곡의 세월을 살았습니다. 한동안 화해 무드가 있는가 싶더니 금강산 가는 길도 막히고 이제는 개성공단마저 잠정 폐쇄됐습니다. 그래서 기도운동을 제안했습니다. 매년 6월이면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기도를 바쳤지만 소수였고 다들 무관심했어요. 회개가 필요하고, 그래야 용서도 가능하며, 화해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파주 참회와 속죄의 대성당에 모신 `평화의 성모님`을 모시고 순회하며 바치는 고리기도에 한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주교는 화해와 용서를 통해 겨레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또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제조건 충족에 앞서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ㆍ서독 사례를 들어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민간교류와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주교는 "정부는 정부대로 대화를 통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을 이뤄나가고, 민간은 민간대로 교류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교회 또한 화해의 부르심을 기억하며 열정적 기도운동을 통해 이 땅에서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데 디딤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그러면서도 `남남갈등`에 주목했다. 남북 간 대화노력에 못지않게 남남갈등 해소도 중요하다고 본 것. 남남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 다른 사람을 서로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 주교는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성숙한 사회, 성숙한 교회가 가능하다"며 "그리스도인이고 한 형제이기에 우리는 회개하고 용서하며 화해와 일치를 살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주교는 나아가 북녘과 평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이 부족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북녘에 대한 세대 간 갈등이 빚어지는 데 대한 우려다. 젊은이들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함께 통일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이 주교는 밝혔다.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이 주교는 유감을 표명했다. "천안함 폭침 사태 때도 유지돼 온 개성공단은 남과 북을 잇는 좋은 접점이며 남북 간 경제협력의 모델이었다"며 "이번에 남북 간 갈등으로 폐쇄 위기에 내몰린 개성공단은 반드시 재개돼야 한다"고 정부 측에 간곡히 호소했다.

 이 주교는 "분단 1ㆍ2ㆍ3세대가 다 함께 분단 현실을 직접 바라보고 평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고자 오는 7월 26일부터 6박 7일간 `2013 군사분계선(DMZ) 평화의 길`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주최로 열린 DMZ 횡단 평화 캠프에 이어 두 번째지만, 이번엔 친구, 부모와 함께 걸으며 평화-역사-생태를 체험하는 캠프로 기획했다는 것. 특히 청소년과 이들의 가족은 물론 북한이탈주민 가족과 다문화 가족도 신청을 받아 평화의 여정을 걸으며 평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이 주교는 "25일 봉헌될 파주 참회와 속죄의 대성당은 기도의 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신축 중인 민족화해센터는 교구의 벽을 넘어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 북한이탈주민이 다 함께 평화를 체험하고 평화 교육을 받는 평화의 전당이 되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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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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