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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여는 사람들] "하루를 하느님과 함께 열어요"

수원교구 과천본당 7지역 '새벽기도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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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에 모여 기도를 한 뒤 기도문 종이를 들고 환하게 웃고있는 과천본당 7지역 신자들
 
 캄캄한 새벽녘, 5시가 되자 경기도 과천 남태령 강남슈퍼에 불이 켜진다. 이어 뽀얀 입김을 내뿜으며 하나둘씩 모여드는 사람들. 5시30분쯤이 되니 슈퍼 안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어이쿠, 오늘은 더 추워졌어. 다들 온 건가? 그럼 오늘 하루를 시작해야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슈퍼에선 이내 아침기도, 가정을 위한 기도, 자녀를 위한 기도, 일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 소리가 흘러나온다. 길을 치우던 환경미화원들도 슈퍼에 들어와 함께 기도를 바친다.

 기도로 새벽을 여는 이들은 수원교구 과천본당(주임 유기석 신부) 7지역 신자들이다. 2001년부터 새벽이면 신자 7~8명이 슈퍼에 모여 명절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빼놓지 않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7지역장을 맡고 있는 김용철(다니엘)씨는 "대부분 직장이 경기 외곽지역에 있어 남들보다 일찍 서둘러야 하기에 새벽미사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형제들이 모여 기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벽기도 모임이 한결같이 이어져 올 수 있었던 데에는 깊은 신앙심과 지역장 활동으로 형제들에게 모범이 돼온 김씨는 물론이고 기도장소를 제공해 준 슈퍼 주인 김일환(비오)씨가 있었던 덕분이다.

 김일환씨는 일찍 일터로 나가는 동네 사람들에게 `이왕 가는 김에 잠시 들러서 차도 한잔하고 기도하고 가라`며 선교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덕분에 강남슈퍼는 자타가 인정하는 기도의 본거지이자 선교의 장이 됐다. 새벽기도를 통해 세례를 받은 이들도 꽤 많다.

 새벽기도에 나오는 이들은 누구든 언제든지 기도하고 갈 수 있도록 자신들이 바치는 기도문을 A4 용지에 적어 코팅까지 해놨다. 새벽에 우연히 슈퍼에 들른 한 신자는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선 "우리 본당에서도 해야겠다"며 기도문을 가져가기도 했다.

 기도 모임 덕분에 신자가 됐다는 김창식(마태오)씨는 "새벽에 여럿이 모여 기도하고 서로 격려하며 일터로 떠나면 마음이 편하고 얼마나 든든한 지 모른다"며 새벽기도 모임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늘 첫 새벽을 기도로 여는 이들이지만 새해 첫 새벽은 역시 남다른 기분이다. 이들은 새해 소망이라고 특별한 게 뭐 있겠냐며 그저 가족들이 건강하고 하느님께 더 감사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 오늘 하루도 열심히 보내야지! 아멘! 아멘!" 기도로 무장하고 일하러 가는 신자들 발걸음엔 힘이 넘쳐났다.

박수정 기자crysta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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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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