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
본당/공동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내 집이라 생각하고 푸~욱 쉬세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신부님 수녀님 여기에 와서 쉬세요

 경남 양산의 깊은 산속에 사는 김규홍(토마스아퀴나스 63)·이말선(요안나 57)씨 부부는 신부 수녀들에게 소리없이 쉼터를 내주고 있다. 사목과 사도직 활동에 지친 신부 수녀가 찾아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이 부부가 사는 곳은 영남 알프스 끝자락인 토곡산 중턱. 밀양 아래 원동역에서 약 8㎞ 떨어진 조용한 계곡이다. 그냥 떠마셔도 되는 맑은 계곡물이 집 옆으로 흐른다.

 이 부부는 이곳에 황토찜질방 3채와 방 5개가 딸린 살림집을 갖고 있다. 신부 수녀들의 쉼터로 만든 집이라 방마다 조리시설과 욕실을 따로 갖췄다.텃밭에는 오이 상추 등 푸성귀를 잔뜩 심어 놓았다.

  특히 수녀님들은 사람들 시선 때문에 어디가서 마음 편히 쉬기도 어렵잖아요. 그리고 수녀님들 중에 건강이 안좋은 분이 많아요. 여기는 두건을 벗어놓고 계곡물에 몸을 담가도 괜찮은 곳이니까 마음 놓고 오세요. 황토방도 한옥기능 보유자를 불러다 만든 거예요.

 전원생활을 동경한 이 부부는 9년전 아버지처럼 모신 부산교구 정환국 신부(2000년 작고)가 은퇴하자 정 신부와 함께 이곳에 들어왔다. 남편 김씨가 공직생활 틈틈이 돌아다니면서 눈여겨 보아둔 장소다.
 그런데 막상 정 신부가 선종하자 집이 쓸쓸해졌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부부만 독차지하는 게 죄를 짓는 것 같아 신부 수녀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했다.

알음알음으로 소문이 나서 요즘 한달 평균 서너명이 찾아와 쉬고 간다. 주위 친구들은 펜션이나 수련장 시설로 전환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고 유혹하지만 이 부부는 꿈적도 안한다.

 이 부부는 사용료 얘기가 나오면 난감해 한다. 성의를 표시하고 떠나려는 신부 수녀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지쳤다. 신부 수녀들이 휴식을 취하고 나가 하느님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외에 바라는 게 없다.

 한 수녀가 얼마 전에 너무 좋아서 또 가보고 싶은데 미안해서 못가겠다 고 말했다. 자신들의 호의가 오고 싶어하는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을 내야 마음이 편하시다면 하루 1만원씩 받을게요. 그런데 그런 것 신경쓰지 말고 오세요. 문의: 055-381-9095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4-07-1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7

마르 1장 15절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