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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5000만 원으로 하느님 집 지었어요"

부산 덕천본당, 건축자재ㆍ성물 재활용… 성전 건축의 새로운 대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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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 수와 형편에 맞게 아담하게 지어진 덕천본당 성전.
건물이 아닌 사람에 투자하자는 공동체의 의지가 담겨 있다.
 
 
   25일 교구 총대리 손삼석 주교 주례로 새 성전 축복식을 거행한 부산교구 덕천본당(주임 이재현 신부)은 2012년 12월 부산 만덕본당과 구포본당에서 분가한 신설 본당이다. 신설 본당의 가장 큰 부담이 새 성전 건축비 마련인 상황에서 본당은 1억 5000여만 원으로 5개월 만에 새 성전 건축을 마쳤다. 성전 건립비를 적게 잡아도 10~20억 원인 현실에서 기존 성전 건립비의 10분의 1 가격에 새 성전을 봉헌한 것이다.

 이재현 신부는 "미사 참례자가 230여 명에 불과하고 그중 70가 70대 이상 노인 신자들"이라며 "임대주택 생활자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많아 건축비를 모금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히려 복지 차원에서 신자들에게 본당이 도움을 줘야 할 형편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동체는 교구에서 지원한 새 성전 건축 부지에 교구에서 지원하는 2억 원 내에서 성전을 신축하기로 계획했다. 철골 구조로 하되 외장은 조립식 주택에 주로 쓰이는 비닐사이딩으로 마감하기로 했다. 건축을 맡은 신자의 도움을 받아 건축자재는 원가로 구입했다. 인근 아파트 모델하우스 건축자재를 재활용해 건축비를 최대한 아꼈다. 내장공사는 사제가 직접 건축업자를 도와 도색작업 등에 참여하며 비용을 절감했다. 기존 2층 건물은 헐지 않고 교육관으로 리모델링해 불필요한 지출을 막았다. 성전 내부에 들어가는 성물은 인근 본당에서 사용하던 것을 기증받았다. 새 성물을 구입하면서 갈 곳이 없어진 성물과 집기들이 새 보금자리를 찾은 것이다.

 이렇게 5개월 만에 완공된 성전은 180석 규모의 새 성전과 교육관으로 이뤄져 있다. 내장공사에 신경을 써 성전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성모동산과 주차장도 갖췄다. 신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봉헌한 성전이지만 신앙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며 "새 성전 건립에 대한 부담을 덜고 신앙생활에 전념할 수 있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신부는 "임시 성전은 10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하고 아름다운 성전"이라며 "본당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건축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본당에게는 덕천본당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의 이러한 건축 방향은 적은 비용으로 작은 공동체를 많이 만듦으로써 냉담교우 비율을 줄이겠다는 교구의 사목지침과 맥을 함께한다. 부산교구 관리국장 조욱종 신부는 "교구 역시 본당 신설 시 사정이 안 되면 기다렸다가, 힘이 모이면 새 성전을 짓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며 "무리하게 성전을 짓는 것보다 본당 실정에 맞는 성전을 봉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덕천본당은 "절감한 건축비용으로 앞으로 본당 신자들 복지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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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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