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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22년째 파킨슨병 투병 중인 김승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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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배우를 꿈꿨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했다. 나름대로 보람 있는 미래를 위해 열정적인 젊은 시절을 보내던 중, 김승보(안나·49·서울 노원본당)씨는 20대 후반인 1999년에 파킨슨병 판정을 받았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많이 발병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주로 노년기에 발생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아직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을 알 수도 없고, 완치가 되지 않고 끝까지 진행되는 무서운 병이다.

파킨슨병 판정을 받은 후, 처음에는 기억이 감퇴하고 손끝이 조금씩 떨렸다. 하지만 그런 증상은 시작에 불과했다. 20년 동안 서서히 몸과 마음을 잠식해 온 그 병으로 두 팔과 다리, 머리 등 김씨의 온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리곤 했다.

너무나 젊은 시절에 부딪힌 절망적 질병에 김씨는 좌절에 빠졌지만,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야 했다. 온몸이 떨리는 것에 더해, 환청이 들리고 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태가 심할 때면 아예 정신을 잃곤 했다. 그럴 때면 구급차를 타고 중환자 응급실로 향해야 했다. 20대에 시작된 불치병과의 싸움이 그렇게 지금까지 김씨를 괴롭히고 있다.

어머니가 2015년 세상을 떠난 후, 김씨는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생활을 혼자서 꾸려가고 있다. 부친인 김천수(82)씨가 인근에 혼자 거주하고 있지만, 아버지 역시 연로하고 건강이 좋지 않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하나뿐인 언니는 김씨의 오랜 투병 탓인지 1년에 두어 번 연락만 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투병 생활로 수중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지금은 50여 만 원이 조금 넘는 기초생활수급비가 유일한 수입원이다. 김씨가 거주하는 작은 아파트, 아버지가 생활하는 허름한 집도 모두 월세다. 두 곳 모두 7-8개월씩 월세가 밀려 주변 이웃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수급비로는 월세조차 감당이 안 돼 4월에는 더 싼 곳으로 옮길 생각이지만, 그런 월세방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 와중에도 다행히 지난해 12월에 뇌수술을 받았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의 복지기금 수혜 대상자가 된 덕분이다. 하지만 수술의 효과는 치료가 아니라, 몸 떨림 증상을 다소나마 줄이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기계 장치를 삽입해 극도의 떨림은 피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환청과 환각 증상, 드물게 오는 혼절은 여전하다.

치료도 되지 않고 약물로 간신히 관리하고 있는 파킨슨병, 더 큰 문제는 어디까지 갈지 모르게 끝없이 진행한다는 것이 더욱 견디기 어렵다. 김씨는 그러나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고통을 받았고 앞으로도 병을 안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희망도 함께 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삶에 대한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제가 삶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2년 2월 9일(수)~2022년 3월 1(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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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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