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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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비 새는 천장 언제 무너질지 몰라 위태

이사 급한데 보증금 300만 원뿐...아들 수입만으론 월세 내기도 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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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희씨가 집 앞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낡고 허름한 집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산동네에 자리한 낡고 허름한 집. 허리를 굽히지 않고선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 비가 오면 천장에 물이 새 언제 무너질지 위태롭기만 한 이 집에 이숙희(가명, 마리아, 84)씨와 아들 박진호(가명, 베드로, 43)씨가 산다.

어둡고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간 집안. 부엌 옆에 있는 연탄보일러에서 나오는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러 숨을 쉬기 어려웠다. 방문을 열자 이번엔 파스 냄새에 제대로 눈을 뜨기 어려웠다. “다리가 아파 파스를 좀 발랐어요.” 이씨가 불편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씨 모자가 이 집에 산 세월만 40여 년. 남편은 2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집은 한눈에 보기에도 심각한 상태였다. 욕실이 따로 없어 부엌 한편을 쓰고 있었고, 부엌 옆에는 연탄보일러가 있었다. 성인 4명이 앉으면 다리도 펼 수 없는 좁은 방안에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기 위해 장판이 여러 겹 깔려있었다. 천장은 비가 와 물이 샌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연탄보일러에서 가스가 새어나온 탓인지 두통이 몰려올 정도로 집안은 갑갑했다. 이씨는 이런 상황이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

이씨는 현재 10만 원인 월세를 제대로 내지 못해 700만 원이던 보증금이 300만 원으로 줄었다. 이씨 모자는 아들 박씨가 통신회사 계약직으로 일하며 번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박씨가 한 달에 버는 돈은 200만 원 남짓. 생활비와 어머니 병원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돈은 별로 없다. 지역 재개발로 이사해야 한다는 생각에 돈을 모으고 있지만, 언제 새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씨는 건강이 좋지 않다. 허리와 다리에 찾아오는 통증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좁고 어두운 집안을 다닐 때는 넘어지기 일쑤다. 넉넉지 못한 형편에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해 파스로 통증을 견디는 일은 일상이 됐다. 당뇨를 앓고 있어 언제 합병증이 올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씨는 매주 한 시간을 걸어 아들과 함께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며 기도한다. 이씨는 아들을 위해, 박씨는 어머니를 위해 기도한다. 박씨는 2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 본당 신자들이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고 기도해주는 모습에 감동해 세례를 받았다. 그는 “금전적으로 누군가를 도울 순 없지만, 제가 도움받았던 것처럼 다른 사람이 어려울 때 그를 위해 기도하며 마음으로라도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 모자가 가장 바라는 것은 지금 사는 집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하는 것. 박씨는 “지금까지 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이사하고 나면 가까운 곳이라도 어머니와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씨 모자를 만나고 산동네를 내려오는 길, 이들의 남은 겨울이 걱정됐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이준희 베르나데트 /서울대교구 정릉동본당 사회분과장

“어려운 환경에 건강이 좋지 못한데도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이숙희 자매와 박진호 형제를 위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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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숙희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월 18일부터 2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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