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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배낭여행하며 6·25 참전용사 찾은 이학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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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분들에겐 대한민국이 생의 전부였는데, 정작 우리는 그분들을 소홀히 대해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학도(미카엘·25·수원교구 분당성마태오본당)씨는 지난해 8월부터 3개월에 걸쳐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그리스, 터키의 6·25 참전용사들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씨는 “지난해는 6·25전쟁 65주기였는데 광복 70주년에 묻혀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던 중 참전용사들 대부분 고령이거나 이미 돌아가셨을텐데 여행간 김에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여행 중 참전용사를 만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그들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각국 참전용사협회 연락처를 구했지만, 대부분이 선종해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간신히 터키와 그리스의 협회와 연락이 됐다. 여행지에서도 6·25전쟁 참전국가 리스트를 바탕으로 대사관과 한인회 등을 통해 참전용사를 찾아다녔다. 그 결과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에서 참전용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든 만남이 다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참전용사들의 삶에 있어 대한민국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그분들의 도움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분들을 기억하지도 않았는지 절절하게 느꼈습니다.”

특히 이씨는 네덜란드 한국참전 박물관에서 참전용사를 만나 한 참전용사의 장례식에 동행하게 됐다. 이씨는 “장례식 유품이 온전히 우리나라에 관련된 물건들이었고 심지어 영정사진도 우리나라에서 찍은 사진이었다”고 회상하면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렇게 우리나라를 간직하고 돌아가셨을까 생각하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여행 중 가는 곳마다 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렸다는 이씨는 “미리 계획되지 않은 부분도 일정이 더 잘 맞게 이어지고 필요할 때마다 도움도 받게 돼, 하느님께서 인도해주심을 느꼈다”면서 “지금도 기도 중에 참전용사들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참전용사들의 삶의 이야기를 더 길게 들어드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밝힌 이 씨는 귀국 후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보다 많은 이들이 참전용사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이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강연을 통해 여행 중 만난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전하고, 여행 내용을 담은 책도 저술 중이다.

이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쯤은 이분들을 깊게 생각해줬으면 한다”면서 “지금은 학업과 병행이 어려워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참전용사의 마지막 길에 작은 선물이라도 전하는 후원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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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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